[코로나19 극복 프로젝트 힘내라 대전]4.다시 열린 축구장 '집관' 보다 '직관'

금상진 기자

금상진 기자

  • 승인 2020-08-13 17:44
  • 수정 2020-09-08 09:59

신문게재 2020-08-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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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하나시티즌의 첫 유관중 경기가 열린 8일 대전월드컵경기장,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간격을 두고 축구경기 관람을 하고 있다.(금상진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움직임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도일보는 코로나19를 이겨내는 지역민들의 이야기 '힘내라 대전'을 기획코너로 마련해 시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한편 코로나19를 슬기롭게 이겨내는 방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코로나 극복 프로젝트 힘내라 대전] 글 싣는 순서
 

1.지역경제 살리는 희망의 메시지 '비대면 장터

2.코로나 시대,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대전의 작가들(영상포함) 

3.관객을 찾아가는 코로나 치유 음악회 '발코니 콘서트' 

4.다시 열린 축구장 '집관' 보다 '직관' 

5.코로나 정복을 넘어 세계로 '바이오니아의 도전' 

6.혈액 수급 비상! 코로나 시대 대전·세종·충남 혈액원의 고군분투 

7.리그 꼴찌 한화이글스 무관중 시대의 코로나 응원단

8.코로나 극복의 작은 기적! 골목상권 살리는 지역화폐(대덕e로움 카드)

9.코로나 최전선 보건소 사람들의 하루

10.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전통시장 사람들

 

 


 

K리그 경기장이 모처럼 활력을 얻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던 K리그가 지난 1일부터 관중 입장이 허용되며 유관중 경기로 전환됐다. 대전을 연고로 두고 있는 대전하나시티즌도 무관중 경기 10경기 만에 관중을 맞이했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10% 제한 입장, 마스크 착용, 지정좌석제, 거리두기, 응원금지 등 제법 고강도 제한 조치가 시행됐으나. 프로연맹의 적극적인 홍보와 언론을 통해 고지된 탓에 관람객들 대부분이 통제에 협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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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하나시티즌의 첫 유관중 경기가 열린 8일 대전월드컵경기장 티켓박스에 예매표를 확인하기 위한 시민들의 줄이 이어지고 있다.(금상진 기자)

 

K리그 2부리그 14라운드가 열린 8일은 오전부터 장맛비가 내렸다. 유관중 첫날부터 비가 내려 구단 관계자들의 걱정이 많았으나 예상외로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시작 두 시간 전부터 시민들이 경기장 주변에서 입장을 기다렸다. 이날 대전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1,444명으로 당일 열린 K리그 2부 경기 중 최다 관중이 입장했다. 궂은 날씨와 코로나19라는 상황을 고려하면 제법 많은 관중이다. 이날을 가장 기다렸던 대전 서포터들은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경기장에 나와 응원 도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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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중 경기 당시 응원석! 구단 홍보 천막이 관중석을 덮고 있다.

 

박수 외에는 다른 응원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경기장에서 직접 축구를 보게 됐다는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었다. 지난 시즌까지 서포터석 응원을 유도했던 최해문 팀장은 "비록 사회적 거리 두기와 일정한 통제 속에서 열린 축구장이지만 그라운드를 다시 보니 떨리고 가슴이 뜨거워진다"며 "거리 두기를 준수하면서 선수들에게 힘을 줄 방법들을 다양하게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선규 서포터는 "멀리서라도 축구를 보고 싶은 마음에 경기장 근처까자 왔다가 안전요원들에게 제지를 받고 돌아온 적도 있었다"며 "그라운드와 선수들을 직접보니 가슴도 설레이고 앞으로의 경기 관람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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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하나시티즌의 첫 유관중 경기가 열린 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2칸 이상의 간격을 두고 앉아 있다.(금상진 기자)

 

경기장 곳곳에 방역을 강조하는 피켓과 안내원들이 배치됐다. 경기장 입장은 온라인 입장권 확인을 비롯해 체온검사로 평소보다 2배 이상 시간이 소요됐다. 경기장 안에선 가족 단위 관람객도 2칸 이상 떨어져 앉았다. 진행요원들이 일일이 좌석을 찾아 거리두기를 권고했으나 불편을 호소하거나 항의하는 시민들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서포터 퍼플크루를 이끌었던 김무권 회장은 "시민들 모두 거리두기를 실천하고는 상황에서 서포터만 예외일 순 없는 법"이라며 "응원을 못 하는 부분에 대해선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아쉬움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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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즌 진행요원들이 경기장 입장 전 체온 측정을 하고 있다.


경기장 중앙 출입구는 개막전부터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었다. 일반인들은 물론 출입 기자들도 접근이 제한된 곳이다. 선수들에게 감염병이 퍼지면 K리그 전체가 다시 멈춰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티즌은 선수들과 일반인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통제하는 한편 돌발 상황을 대비해 안전요원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경기장 안전을 총괄하고 있는 김형진 실장은 "선수들을 비롯해 스태프, 심판진, 운영 요원들은 외부 활동을 하고 경기장에 입장하기 때문에 발열 체크 등 방역 조치를 철저하게 시행하고 있다"며 "이들이 머무는 대기실과 사무실에 대한 방역 소독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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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폰은 언제나 쓸 수 있을까? 경기장은 개방됐지만 육성 응원은 할 수 없다. 응원 리더의 메가폰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대전구단 직원들도 팬들 이상으로 유관중 경기를 기다렸다. 팬심(心)을 잡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지만, 코로나로 개막 일정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대부분의 행사를 취소 또는 연기했다.

대전의 경우 기업구단으로 재창단 한 첫 시즌이라 아쉬움이 크다. 홈 개막전부터 지역 축구팬들을 위한 홍보계획을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었지만 리그 개막이 예상보다 늦게 개막했고, 무관중 중 경기 역시 예상하지 못했던 난관이었다. 

 

김진형 대전하나시티즌 단장은 "준비했던 퍼포먼스를 다 보여드리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크지만 향후 관중 입장 규모에 맞춰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대전시민들이 축구장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날이 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기사는 구글 저널리즘 긴급구제 펀드(Journalism Emergency Relief Fund, JERF)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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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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