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 연두 거미

우난순 기자

우난순 기자

  • 승인 2020-08-14 14:08
거미
선명히 빛나는 색깔 연두. 연두는 익숙하면서 설레게 하는 재주가 있다.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강렬한 보라보다 약하고 노랑처럼 활달하지 않지만 나의 분분한 성정을 가라앉혀 준다. 지난 주 장맛비를 뚫고 산 정상에 올랐다. 정자에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데 눈에 띄는 놈을 발견했다. 저런 색깔의 거미도 있나? 앙증맞은 놈. 거미는 제 삶을 제대로 산다. 한 줄, 한 줄. 꽁무니에서 실을 뽑아 제 집을 짓는다. 그 집을 완성하기까지 얼마의 시간과 노동이 필요할까. 이슬을 머금은 거미줄의 아름다움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주체적이고 자존심 강한 거미의 삶이 부럽다. 나의 노예 생활은 몇 년이더라? 비루하고 찌질한 노예!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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