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보수단체, 무분별한 검찰 고발 지양해야

  • 승인 2020-09-15 17:25

신문게재 2020-09-16 19면

보수 성향의 여러 단체가 하루가 멀다고 검찰에 고발장을 내고 있다. 주 타깃은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등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과 방송인 김민아 씨의 성희롱 발언을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이유로 고발당했다. 이미 피의사실 공표와 직권남용,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또 고발장을 받았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동산 공시지가 상승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이유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유족과 조계종 총무원장은 49재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고발됐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윤화섭 경기 안산시장은 남북 물물교환 사업과 관련해 보수단체의 고발장을 받았다. 서울경찰청장은 8월 15일 당시 광화문 집회 참가자를 좁은 장소로 밀어붙여 코로나19 확진자를 발생하게 했다는 이유로, 황희 의원은 언론에서 이미 공개된 제보자의 이름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보수단체의 표적이 됐다. 가장 논란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직권남용, 강요 등 6개 혐의로 고발한 것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범인 또는 피해자 이외의 제3 자도 수사기관에 범죄사실을 고발할 수 있다. 헌법이 부여한 국민 권리인 만큼, 목적에 맞게 행사해야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석 달 동안 보수 성향의 단체들은 말 그대로 고발을 남발했다. 망자의 넋을 기리는 49재에 참석한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유족과 코로나19 사태의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정은경 청장을 고발한 건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다.

이념 성향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 고발에 불과하다는 의혹을 살 수 있는 고발은 안 된다.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더욱 신중하게 행사하지 않으면 국민은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