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교육
  • 교육/시험

고3 현장실습 회사 간부, 실습생 성추행·폭행 의혹 논란

SNS 통해 해당 기업 간부 제보 쏟아져
일부 피해자 학교의 미흡한 대처 지적
해당 기업 "징벌위 열고, 수사기관 결과 기다려"

이현제 기자

이현제 기자

  • 승인 2020-09-15 19:00

신문게재 2020-09-16 2면

대전의 한 특성화고 현장실습 과정에서 학생들이 해당 기업의 간부에게 성추행과 폭행을 당해왔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고교와 충남 논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피해 학생들이 A 회사의 B 과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SNS에 피해 사실을 담은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피해자를 포함한 대전의 모 고등학교의 3학년 남학생 6명은 9월 2일부터 29일까지 논산에 있는 한 업체와 표준협약서를 작성하고 4주 현장실습이 끝나면 취업까지 연계되는 과정의 실습을 시작했다. 3명씩 다른 계열사에서 근무를 시작했고, 숙식은 회사가 제공한 기숙사에서 이뤄졌다.



사건의 발단은 9월 8일 퇴근 후 저녁 식사 자리였다. 식사 자리에서, B 과장은 피해자에게 막걸리를 권하며 자신의 무릎으로 남학생의 허벅지를 툭툭 쳤다는 게 피해 남학생의 주장이다.

몇 차례 신체 접촉 후 B 과장은 이 남학생을 자신의 숙소인 기숙사로 데려갔고, '같이 자자', '내가 이렇게 챙겨주는데 같이 안 잘 거냐', '볼에 뽀뽀해봐라' 등의 말을 했다. 이어 B 과장은 남학생과 나란히 누운 상태에서 허벅지와 가슴 등을 만졌고, 남학생은 거부하고 기숙사를 나와서 자신의 숙소로 피신했다.

이후 피해 남학생은 당일 밤에 취업담당 교사에게 관련 사실을 알렸고, 다음 날인 9일 오전 학교 담당 교사가 학생들을 퇴소시켰다.

해당 고교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하고 학생들을 바로 복귀시키고, 회사에도 가해자에 대해 조치 요청을 빠르게 했다"며 "경찰 수사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캡쳐2
폭행 피해자와 대화 내용.
하지만 B 과장의 성추행과 폭행은 과거부터 계속돼왔다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피해자가 올린 SNS에 글에 과거 해당 업체 B 과장에게 폭행과 성추행 당한 피해자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 과정에서 일부 피해 학생들은 학교 측의 미흡한 대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해당 고교 졸업자 D 씨는 "지난해 현장실습을 하면서 B 과장에게 맞아 학교에 업체 CCTV 확보를 요청했지만, 학교가 묵살해 신고조차 못 했다"며 "이번 피해자와 똑같은 성추행 피해를 당했는데, 당시에 자신의 성기를 만지길 요구했다"고 했다.

333
성추행 피해자의 제보 내용.
뒤를 이은 댓글 중에는 '기숙사 앞에서 집합해서 맞을 때 추억이다', '꼭 터지길 원했다', '언젠간 터질 줄 알았다' 등의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또 다른 학생은 “4주간의 현장실습을 잘 마무리하면 취업으로 연결되다 보니, 해당 회사의 임직원들에게 잘 보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재 B 과장은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상태에서 인사이동은 하지 않았다.

해당 기업 고위 간부는 중도일보와의 통화에서, "징벌위원회를 열어 감봉을 결정했고, 경찰 등 수사 기관의 결과에 따라 해당 직원에 대해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guswp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