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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둔산권 식생형 빗물체류지, 도대체 뭐하는 시설이죠?

빗물의 자연순환능력 높이는 친환경 도시재생사업
완성 안된 체류지 쓰레기 쌓이고, 보행 안전 우려도
전문가들 "보행 안전위해 직립성 높은 수목 심어야"
대전시 "낯선 사업에 대한 홍보, 이해와 협조 필요"

이해미 기자

이해미 기자

  • 승인 2021-08-31 16:34
  • 수정 2021-08-31 20:16

신문게재 2021-09-01 20면

지난해부터 대전 둔산동 일원 도로변에 '식생형 빗물체류지'가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지만, 일부 시민은 도대체 무슨 용도냐며 반감을 드러냈다. 기존 가로수와 가로수 사이에 콘크리트 사각 틀이 만들어졌고, 그 위에 수목을 심었기 때문이다.

또 수목을 심지 않은 일부 구간은 시민들이 오목한 사각 틀에 빠지거나, 쓰레기통으로 오해하는 상황으로까지 변질되기도 됐다. 이는 물 순환도시 시범사업과 식생형 빗물체류지를 제대로 알지 못해서다.

대전시 관계자는 "빗물 저장력을 높여 물순환 기능을 높이는 사업인데, 이해도를 높이지 못했다"면서 "빗물이 토양 침투-저류-증발산을 통해 가뭄과 침수, 열섬현상을 감소하게끔 돕는 환경부 공모의 주요사업이다. 오창산단과 전주 덕진지구 등 일부에서 시범 사업을 했지만, 대전처럼 대규모로 추진하는 시범사업은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식생형 빗물체류지는 저영향개발(LID) 방식으로 식물을 심은 토양층과 자갈층으로 비가 오면 빗물은 땅속으로 침구-여과-순환한다. 다만 빗물은 설치 초기부터 스며들지만, 수목이 일정 규모까지 성장해 경관 향상 효과를 끌어내고 보행 안전까지 담당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대전시 물순환 시범사업‘안전 및 경관향상’추진05
식생형 빗물체류지 모습.식재된 수목이 일정 크기로 자라야 경관과 안전 보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시민의 이해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규환 건양대 재난안전소방학과 교수는 "대전에서 설치 중인 식생형 시설은 보행자 관점에서는 너무 깊다. 수목보호 난간시설은 보행자 안전성을 확보할 수 없어 식물이 일정높이까지 성장해 웅덩이가 안전에 위협요소가 되지 않도록 울타리 펜스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령 대전시 건설기술심의위원은 "주변 경관과의 통일성과 안전, 생육여건 등을 고려해 가뭄과 침수, 제설제에 내성이 강하고 직립성이 높은 화살나무, 사철나무, 홍가시나무을 추천한다"며 "시민 통행량이 많은 도로변임을 감안해 기존 4~5주에서 12~16주로 식재 밀도를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묵 대전시 환경녹지국장은 "물순환도시 조성은 식재나 보도블럭 교체가 아니라 빗물의 자연순환능력을 높이는 사업"이라며 "상하수도 공사와 바람길숲과 사업지가 중복되고 낯설다 보니 식생형 빗물체류지에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가 많다. 쓰레기가 쌓이면 빗물을 막아 정상기능 수행이 어려운 만큼,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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