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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피해도 회복 못 했는데 또 침수라니" 비피해 주민들 '망연자실'

부여 구룡면 주민들 밧줄묶은 119에 구조돼
논산서 인명피해 이은 제방유실 농경지 침수
작년 호우피해 겪은 청양서 올 또다시 물난리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23-07-16 17:52

신문게재 2023-07-17 3면

구룡면1
15일 충남 부여군 구룡면 일원이 침수돼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이곳에서 한때 폭우에 고립된 가족이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사진=임병안 기자)
"비가 그쳐 한숨 돌릴 때 물이 넘칠 줄 누가 알았겠어요, 흙탕물 되고 냉장고가 망가졌으니 장사밑천을 완전히 잃었네요."

15일 오후 부여군 구룡면 태양리 일원은 새벽에 들어찬 빗물로 통행이 차단되고 오가는 발길이 끊긴 채 적막했다. 침수피해를 겪는 주택 4세대 주민은 마을회관으로 대피했고, 상가는 문을 닫고 철수한 상태로 침수지역으로 차량과 인명 진입을 차단하는 직원들의 통제가 이뤄지고 있었다. 오전 6시께 구룡천에서 마을로 갑자기 물이 들어차기 시작해 허리 높이까지 차올랐고, 마을 한 주택에 할머니와 사위 등 3명이 고립돼 로프로 몸을 묶은 구조대원들의 인솔을 받아 가까스로 마을회관까지 구조되기도 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5)씨는 "이곳에 지대가 주변보다 낮으나 지난 20년간 침수를 겪지 않았는데, 앞으로 복구할 일이 막막하다"라고 토로했다.



논산에서는 15일에 이어 16일까지 침수 피해가 잇달아 발생하며 피해면적을 집계하지 못할 정도로 재해가 진행 중이다. 앞서 양촌면 중산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2명이 숨지는 사고에 이어 연기군을 관통하는 마산천이 넘쳐 인근 금곡리 등 마을이 침수되고 주민들이 대피했다. 금곡1리에서는 80대 한 주민이 불어난 물에 문이 무거워져 방에서 탈출하지 못하다가 밖에서 창문을 깨고 구조에 나선 가족에 의해 가까스로 대피한 일도 보고됐다.

논산 피해
14일 오후 논산시 연무읍 금곡리에 빗물이 넘쳐 마을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장병일 기자)
연무읍 금곡리 조모(52) 씨는 "밖에서 일하다 집에 물난리가 났다고 해서 허겁지겁 찾아가니 더는 손쓸 수 없이 물이 들어찬 상태였고 마을 주민들이 회관에서 날 새기를 기다려 이제서야 복구를 시작했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또 16일 오전 5시께 논산천 제방이 무너져 성동면 일대 마을과 농경지로 물이 유입되는 상황으로 오후 3시 기준 주민 544명이 대피하고, 피해면적은 집계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는 상황이다. 급기야 오전 11시께 금강 제방도 일부 무너져 주민 대피를 확대하고 있다.

청양은 이번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지난 나흘간 569㎜가 쏟아져 충청권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지역으로 피해 역시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되는 곳이다. 특히, 지난해 8월에도 시간당 115mm 기록적인 폭우로 겪은 피해를 회복하기도 전에 또다시 제방이 무너져 침수라는 재난을 겪었다. 16일 0시 55분쯤 청남면 지천 제방 일부가 붕괴하면서 흙탕물이 인근 지역으로 유입돼 논과 비닐하우스, 축사 등이 물에 잠겼고, 인양리와 왕진리, 아산리 주민 203명이 인근 학교 등으로 대피했다.

창양군 청남면 이민구 주민자치위원장은 "비가 그쳐서 조금은 마음을 놓을 찰나에 제방이 유실돼 다시 농경지가 침수 중이고 주민들도 대피하는 상황"이라며 "작년에 겪는 침수피해도 회복하지 못하고 재기하는 상황에서 다시 침수를 겪어 주민들께서 힘들어 한다"라고 토로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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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충남 부여군 일원 농경지가 침수돼 비닐하우스 안에 빗물이 들어찼다.  (사진=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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