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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교원ㆍ시민단체들 "시의회, 키성장 조례안 철회" 한목소리

김영삼 의원 대표발의... '학생 성장판 검사지원' 골자
대전 교총·전교조 "외모지상주의 부추기고 예산 낭비" 질타
김 의원 "현장 목소리 반영해 필요성 공론화한 것 뿐"
보편→선별적 지원 가닥... 시의회 상임위 20일 심의예정

김흥수 기자

김흥수 기자

  • 승인 2023-07-18 17:39
  • 수정 2023-07-19 08:50

신문게재 2023-07-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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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대전시의회가 입법예고한 '대전교육청 학생 키 성장 조례안'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대전교총 제공
대전시의회가 '학생 키 성장 조례안' 제정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초등학생 성장판 검사비를 지원하는 것이 골자인데, 공교육이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조례를 대표 발의한 의원은 '왜곡된 프레임이 씌워졌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18일 시교육청과 교육계 등에 따르면, 7월 6일 김영삼 시의원(국민의힘)이 대표발의한 '대전교육청 학생 키 성장 조례안'은 시의회 교육위원회에 상정된 이후 10일 입법예고를 거쳤으며, 오는 20일 심의·의결을 앞두고 있다.

이 조례안은 '학생의 건강하고 균형 있는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례안에는 초등학생의 성장판 검사 지원을 비롯해 키 성장 맞춤형 식단 개발·운영, 키 성장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 개발·운영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연간 소요예산이 3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교육예산 낭비 논란부터 공교육이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논란까지 꼬리를 물고 있다.

지역 내 교원단체는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도록 교육해야 하는 학교에서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등 공교육의 목표를 훼손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이하 전교조)는 성명을 통해 "자칫 키 작은 학생들이 마음의 상처와 외모 지상주의 편견을 가지지 않을까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시교육청 비용추계서에 따르면, 한 학년 전수조사에만 5억7000만원이 전 학년 전수조사시 37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면서 "이는 예산·행정력 낭비가 아닐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시민단체도 반발이 거세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19일 시의회 앞에서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 성장판 검사 지원 조례안 부결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이에 김영삼 의원은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해 학생들의 키 성장 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공론화한 것 뿐인데, 왜곡된 프레임으로 공격받고 있다"며 억울해 했다. 또 성장판 검사에 연간 37억원의 교육예산이 소요될 것이라는 비난에 대해서도 집행부가 마련한 계획으로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해보면 학부모들의 걱정 중 첫째가 성적, 둘째가 키였다"며 "자녀의 키 문제에 대해 학부모들의 관심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느끼게 돼 입법으로 공론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원으로서 시교육감이 해당 사안에 관심 갖고 정책을 추진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예산집행 규모나 방식은 집행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성장판 지원 검사 대상을 전체 학생이 아닌 의학적 소견에 따라 키 성장이 안되는 학생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시교육청에 계획을 전면 수정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비용추계서는 임시로 만든 안건일 뿐 시행 시점에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라면서 "현재의 비용추계는 수정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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