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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가위’ 눈에 직접 주입해 퇴행성 실명 막는다

최소망 기자

최소망 기자

  • 승인 2017-02-21 19:00
▲ 연구진이 개발한 CjCas9과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
▲ 연구진이 개발한 CjCas9과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


IBS-서울대병원, 퇴행성 질환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법 개발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가위를 눈에 직접 넣어 실명을 유발하는 질환인 ‘노인성 황반변성’을 치료하는 법을 개발했다.



유전자가위가 암이나 유전성 희귀질환 쓰인다는 틀을 깨고, 비유전성 퇴행성 질환에도 효과적임을 증명한 것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유전체 교정 연구단 김진수 단장과 서울대학교 병원 안과 김정훈 교수 연구팀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 Cas9)를 눈에 직접 주입해 혈관내피성장인자 유전자 수술에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원하는 부위의 DNA를 정교하게 잘라 교정하는 도구로 최근 학계에서 크게 주목받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유전자가위를 적용해 특정 인자를 정확하게 교정해 병변을 제거하는 ‘유전자 수술’개념을 제시했다.

유전자가위를 생체에 적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생체 세포를 밖으로 꺼내 유전자를 교정하고 몸으로 주입하는 방법과 생체에 유전자가위를 직접 전달해 몸 안에서 교정하는 방법이다.

연구진은 퇴행성 실명 질환인 노인성 황반변성에 걸린 실험동물에 유전자가위를 적용해 치료효과를 증명하고, 그 결과를 최근 두 저널(지놈 리서치ㆍGenome Research,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ㆍNature Communications)에 소개했다.

노인성 황반변성은 전체 실명의 5%를 차지하며, 안구 내 망막색소상피세포에서 혈관내피성장인자가 병적으로 증가해 발생한다.

혈관이 없어야 할 황반에서 신생혈관이 생기면서 실명이 되는 것.

기존엔 치료법은 눈에 혈관내피성장인자를 중화시키는 약제를 주사했지만, 약효가 짧고 반복적인 투약이 불가피해 경제적인 부담이 컸다.

이에 연구진은 혈관내피성장인자 유전자 자체를 제거해 눈 전체에서 신생혈관이 만들어지는 양을 반영구적으로 감소시키는 유전자 수술법을 적용했다.

첫번째 유전자 수술 방식은 유전자가위를 복합체 형태로 도입한 것으로, 유전자가위는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하는 RNA와 이를 절단하는 효소로 이뤄져 있다.

연구진은 실험동물에 신생혈관을 만든 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망막에 주입했다.

그 결과, 망막색소상피세포에서 혈관내피성장인자의 과발현을 억제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연구팀은 유전자가위를 발현하는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를 활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는 단일 가닥의 DNA로 임상사용이 안전해 활용성이 크지만 기존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에서 쓰는 절단효소 Cas9은 크기가 커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 내 삽입이 불가능했다.

연구진은 캄필로박터 제주니(Camplyobacter jejuni) 균에서 유래 절단효소를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CjCas9는 현재 보고된 절단효소 중 크기가 가장 작다.

CjCas9 기반의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는 신생혈관 억제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김진수 단장은 “이 연구는 비유전성 퇴행성 질환에서 병적으로 발현이 증가하는 유전자를 택해 발현을 억제함해 질병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 노인성 황반변성 원인과 증상
▲ 노인성 황반변성 원인과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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