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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 불가’ 문 대통령 당선으로 지역 수험가도 희비

김민영 기자

김민영 기자

  • 승인 2017-05-14 11:36

신문게재 2017-05-15 11면

사시준비생, 사범시험 존치운동 지속키로

지역법조계 “법률로 정해 폐지가 타당”




15년째 사법시험을 준비해온 수험생 김모(42ㆍ대전 동구)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으로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기대감마저 완전히 무너진 상태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에 친구와 지인 등 주변의 도움으로 여러차례 사법시험을 응시했지만, 2차 시험에서 번번이 낙방했다. 기대감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김씨는 로스쿨 진학도 고려했지만, 또다시 대학원 진학 준비를 위한 학원비 조차도 엄두가 안났다. 3년간 1억원의 학비가 들어간다는 말에 아예 진학 자체를 포기했다. 사법시험 존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제시해온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사법시험 존치의 목소리를 냈던 김씨는 단념하는 마음이 크다.

그는 “보수 성향은 아니지만 사법시험 존치를 찬성하는 후보자에게 투표했다. 문 대통령의 당선으로 15년간의 사법고시 공부를 단념하고, 새로운 일을 찾으려 하는데 두려움이 앞선다”고 말한다.

문 대통령의 당선으로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해오던 지역 수험가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대전 둔산동 일대에서는 플래카드 등을 통해 사법시험 존치 모임이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여왔고, 시민들에게 사법시험 존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내왔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공식 시작된 이후에도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사시준비생들)’은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여당과 대립하며 사법시험 존치 운동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시준비생들은 “제1야당이 되는 자유한국당이 고시제도의 존속을 당론으로 확약했고, 여당(더불어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우며 정치권에서 계속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법조계에서는 이미 법률로 사법시험 폐지를 한 이상 사법시험 폐지가 타당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역의 한 법조인은 “이미 로스쿨 도입이 9년을 맞는 만큼 지금은 로스쿨 제도가 도입 취지대로 우리나라에 제대로 정착하도록 하는 방안연구가 더욱 필요한 때라고 본다”며 “로스쿨도 경제적, 사회적으로 어려운 학생도 입학해 공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법조인은 “로스쿨의 절반이상이 장학생으로 알고 있다. 등록금 문제로 로스쿨 진학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본다”며 “지역도 이미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만큼 로스쿨 제도의 빠른 정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법시험과 관련해 ▲로스쿨 저소득층 장학금 확대 ▲입학시 정량평가 비중 강화와 블라인드 면접 의무화 ▲지방인재 및 계층 선발 비율 확대 ▲면접시험 자료 등 입학전형자료 보관 의무화 ▲로스쿨 입학 부정과 졸업생의 취업 부정에 대한 처벌 강화 ▲변호사시험의 성적공개 확대 등을 공약으로 제시한바 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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