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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충남지역 4차 혁명을 일군 스마트팩토리 공장 성공 스토리

천안=김한준 기자

천안=김한준 기자

  • 승인 2017-06-28 14:45

신문게재 2017-06-29 20면

▲ 이원환 인지에이엠티  대표
▲ 이원환 인지에이엠티 대표
▲ 곽정헌 원천 대표
▲ 곽정헌 원천 대표
최근 수년 사이 세계적인 자동차 산업의 흐름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지난 130여년 간 철옹성 같던 내연기관 위주의 자동차 산업의 구조가 친환경, 자율주행으로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제조 위주의 충남의 산업 생태계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가피해졌다.

제품 생산의 무인화는 물론 제품의 발주부터 판매, 유통까지 전 과정을 전산화한 이른바 스마트팩토리 공장으로의 일대 전환 시기를 맞은 것이다.

충남지역 내 스마트팩토리 공장의 시작은 2008년부터로 충남테크노파크 산하 자동차부품 R&D 지원센터는 지역의 자동차 관련 기업에 최적화된 스마트 공장 시스템을 개발·보급고자 TAST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ERP, MES, POP 시스템으로 명명되는 스마트형 공장 시스템은 현재 4차 산업 혁명과 맞물려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하지만, 많은 기업이 최첨단 시스템을 갖추고도 제대로 활용을 못 하거나 실패로 이어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에 중도일보는 지난 8년간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스마트팩토리공장 환경을 구축한 기업을 찾아 스마트팩토리 공장의 장점과 성공적인 프로그램 안착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충남 스마트 공장의 선두주자 인지에이엠티 이원환 대표


자동차 엔진과 미션 부품을 생산하는 인지 에이엠티(주) 이원환(63ㆍ사진) 대표이사는 충남 자동차산업에 있어 TAST 사업의 선구자적 역할로 평가받고 있다.

자동차부품 제조사들 사이에서 스마트팩토리 공장이라는 개념조차 낯설었던 시기에 자동차 센터와 손잡고 지역형 스마트팩토리 공장의 개념을 정리한 것은 물론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며 시장의 개혁을 선도하고 있다.

인지 에이엠티는 2008년 2억원 가량을 투입에 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인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시스템을 구축했다.

ERP 시스템은 기업의 생산, 판매, 구매, 재고, 재무ㆍ회계, 인사 등 기업 내 단위업무가 통합데이터베이스에 의해 실시간으로 통합 처리되는 것으로 경영자는 자원의 흐름, 용도, 영업, 재고 관리 등 업무에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해석할 수 있다.

경영자는 ERP 시스템을 통해 도출된 데이터를 이용해 경영 전반에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다.

실제 인지 에이엠티는 ERP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2008년도 연매출 400억원 가량을 기록했지만, 도입 8년 만인 2016년에는 1522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직 성장을 이뤄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0년에는 SAP-ERP, MES 시스템구축, 인적자원개발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기업의 매출 증대로 인한 연구개발도 활발해져 차세대 성장동력의 기반도 확보했다.

친환경 자동차의 가장 큰 과제인 제품 경량화를 위한 신소재 개발에도 적극 나서는 등 기업의 질적 성장을 키우고 있다.

특히 기존 철 위주의 부품생산에서 알루미늄 등 경량화된 신소재로의 전환을 위한 연구·개발을 활발히 펼치면서 인지 에이엠티의 연혁을 다시 쓰고 있다.

이미 신기술 개발을 통해 2건의 양산을 이뤄내는 한편, 시험개발 4건과 선행연구 1건을 활발히 진행 중이며 2010년 이후 8건의 특허와 신기술을 인증받았다.

데이터화된 기업의 경영정보는 경영자회의를 통해 노조와도 공유하고 있어 노사갈등 예방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회사경영에 있어 ‘신뢰와 존중’을 최우선으로 하는 이원환 대표는 노조가 출범한 2009년부터 노조위원장을 경영자회의에 참석시키고 회사의 모든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있다.

ERP 시스템을 통해 발생한 회사의 모든 정보를 가감 없이 근로자들에게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노사갈등의 여지가 근본부터 사라져 지금껏 노사갈등이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는 기업으로 우뚝 섰다.

그 결과 2013년 노사상생협력 대통령상을 받았으며 2011년과 2016년에는 노사문화우수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아울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교육을 병행하고 있어 인재육성을 통한 회사 발전을 꾀하고 있다.

직무와 연계한 직무·직능 교육은 물론 일학습병행제와 연계한 사내기술인증, 학점이수제, 인문학특강, 사내 독서 동아리를 비롯한 취미 동아리 등이 활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겪는 인재 유치를 자체적으로 해결함과 동시에 근로자가 만족하는 기업문화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각종 사회봉사 활동과 장학사업을 통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이원환 대표는 “TAST 사업을 통한 스마트 공장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스마트 공장은 4차 산업혁명의 디딤돌 역할로서 이 같은 시스템이 구축되지 못한다면 새로운 시대에 뒤처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지 에이엠티 역시 완성화된 스마트공장이라고 볼 수 없다”며 “기본적으로 스마트 공장은 현장자동화·공정운영·자원관리·공급관리·제품개발의 5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 회사는 이제 2.5단계 정도에 접어들었고 앞으로 회사 발전에 따라 최종 5단계까지 진일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기 위한 미래비전도 제시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스마트 공장을 지향하는 인지 에이엠티는 향후 설비제어 자동화를 통한 실시간 공장제어 수준의 IoT 기반 스마트팩토리 공장자동화를 완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기업 상장과 200만 개의 특화된 제품개발 및 상용화, 글로벌 경영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4차 산업의 근간은 기술력’ (주)원천 곽정헌 대표


“숲이 이상향이지만 그 숲도 결국 한그루 나무에서 시작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4차 산업 혁명도 철저한 기초가 바탕이 돼야 가능한 일입니다”

충남 아산에서 사출·금형 제조업으로 차량용 공조장치를 대표적으로 생산하는 (주) 원천의 곽정헌(42ㆍ사진) 대표는 철저한 준비로 스마트형 공장을 단시간 내에 안착시켜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의 성장세에 따라 스마트형 공장 도입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던 곽 대표는 3년간의 철저한 준비를 거쳐 지난해 11월 POP 시스템(Point of Production, 생산시점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3개월간의 시범운영을 거친 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현장에 적용했다.

곽 대표는 자신의 회사를 스마트형 공장으로 탈바꿈 하기 위해 지난 3년간 전국 곳곳을 찾아다녔다.

우수 적용 기업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실제 현장의 이야기를 들었으며 충남테크노파크 자동차 센터나 기업이 주최하는 워크숍에도 빠짐없이 참석하며 시스템에 대해 공부를 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형 공장 시스템을 도입하고도 운영을 못 하는 사례를 대상으로 원인 분석까지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결국, 곽 대표는 3년간의 분석 끝에 지난해 11월 1억 1000만 원을 투입해 POP 시스템을 구축했다.

곽 대표가 도입한 POP 시스템은 생산시점관리 시스템으로서 생산계획 및 작업지시에 따라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생산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생산 데이터(계획대비 실적, 재고, 재공, 불출, 불량정보, 설비가동/비가동 정보, 라인별 공정별 생산현황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집계, 분석,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주)원천은 우선적으로 POP시스템을 생산라인에만 적용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스마트형 공장 시스템의 운영 실패 요인이 처음부터 거대한 스마트 생태계를 구축시킨 데 있다는 자체 분석 결과에 따른 것으로 급진적인 생산 및 유통의 변화에 직원들이 쫓아가지 못하다 보니 실제와 이상향 사이에서 오는 차이가 커 시스템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곽 대표는 현장에서 직원들이 충분히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이뤄져야지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단계적 방법을 선택했다.

처음부터 숲을 구성하는 것이 아닌 한그루 나무부터 심는 방법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2단계인 물류시스템과 생산 이력까지 아우르는 완전한 스마트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스마트형 공장 구축에 따라 4차 산업 혁명에 대비한 투자도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기업부설연구소를 개소하면서 신제품에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것은 물론 금형 부분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실제 지난 3월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플랫폼인 MFA2에 사용되는 금형을 개발해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을 뿐만 아니라 사출 분야서도 작업인원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공법을 개발해 특허 출원 중이다.

자동차산업의 4차 혁명을 이끌 전기차 분야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에어컨 등 공조장치를 가동할 시 출력이나 주행거리가 급속히 감소하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데 (주)원천은 공조장치에 대한 경량화를 이뤄 이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며 이미 수소차,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량에 들어가는 다양한 공조장치 모듈을 확보한 상태다.

지역 인재 양성에도 아낌없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살 때부터 사출과 금형 기술을 배운 곽 대표는 ‘기능인이 대우받는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산시에 있는 운산공업고등학교와 협력해 도제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천안 백석대학교와는 인턴제를 통한 고용을 유치하고 있다.

스마트형 공장 구축, 4차 산업 혁명에 대비한 기술 개발 투자, 인재 양성의 선순환구조가 구축되자 (주)원천의 수익도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2009년 24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이 2012년 48억, 2016년에는 76억원으로 상승했으며 올해는 1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곽정헌 대표는 “우리 사회의 극심한 취업난의 바탕에는 기능인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한 몫하고 있다”며“인재는 기업이 키우는 것이고 그 능력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는 것이 기업의 책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4차 산업 혁명의 근간은 기술력”이라며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구축해도 기업만의 특화된 기술이 없다면 4차 산업으로 한 발짝도 다가갈 수 없는 만큼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원천 전경
▲ 원천 전경


천안=김경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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