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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세포 ‘경쟁’이 면역계 ‘균형’ 유지한다

최소망 기자

최소망 기자

  • 승인 2017-08-23 12:00
▲ T세포와 선천성 림프 세포 간의 생존을 위한 경쟁 관계.
▲ T세포와 선천성 림프 세포 간의 생존을 위한 경쟁 관계.


한미 공동연구진, 희소한 선천성 림프 세포와 T세포와 경쟁ㆍ공생하는 관계 밝혀

한미 공동연구진이 희소한 면역세포인 선천성 림프세포(ILCs)가 다른 면역세포와 경쟁과 공생하며, 면역계 균형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면역 미생물 공생 연구단이 미국 라호야 알레르기·면역 연구소(LJIAI), 스크립스 연구소(TSRI)와 공동 연구를 통해 선천성 림프세포가 면역세포 조절 단백질 ‘인터루킨-7(이하 IL-7)’을 효율적으로 소비해 체내 다수를 차지하는 ‘T세포’와 경쟁에서 우위에 있음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T세포가 결합할 수 있는 IL-7을 제한해 체내 T세포 증식을 조절한다.

선천성 림프세포는 선천면역을 담당하는 희소 면역세포로 기생충ㆍ장점막 내 감염 등에 대한 초기 방어, 알레르기, 항암 면역 반응 등 넓은 범위에서 역할을 수행한다.

T세포는 획득면역(후천면역)에서 중심이며, 주로 세포매개 면역반응으로 병든 세포를 처리한다.

인터루킨은 다양한 면역 세포의 발달과 분화를 돕고 면역 기능을 활성화하는 조절 단백질이다.

약 30여 종류 이상의 인터루킨 중 IL-7은 선천성 면역세포는 물론 T세포와 결합해 세포 발달과 분화를 촉진한다.

이들 면역 세포는 IL-7 수용체를 지니고 있어 IL-7과 결합해야만 생존·증식할 수 있다.

체내 IL-7가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지는 항원을 만나 활성화되기 전의 T세포 그룹 크기와 증식의 정도에 영향을 미친다.

선천성 면역세포와 T세포는 생존을 위한 자원 활용 측면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특정 선천성 림프세포는 T세포에 비해 IL-7 수용체 발현의 정도가 최대 80% 정도 높은 것을 실험으로 관찰했다.

선천성 림프세포의 효율적 자원 활용은 생존의 비결이기도 하지만 체내 IL-7 양을 조절해 T세포 증식과 유지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선천적으로 림프구 감소증을 갖거나 방사선 조사를 통해 일시적으로 림프구 감소증을 유도한 생쥐인 ‘림프구 감소증 생쥐 모델’에 외부에서 주입한 T세포가 분열하는 정도를 분석해 체내 IL-7 함량을 예측했다.

IL-7 수용체를 결핍시킨 생쥐와 정상 생쥐에 같게 T세포를 넣으면 수용체 결핍 생쥐만 T세포가 분열하거나 증식한다. 이 생쥐의 면역세포는 IL-7과 결합하지 못해 IL-7 양이 충분히 쌓여 외부에서 주입된 정상 T세포와 반응했다.

IBS 면역 미생물 공생 연구단은 국내 최초로 구축한 무균생쥐 시설을 활용해 선천성 림프세포의 IL-7 이용을 더 명확히 관찰했으며, 면역세포 간 IL-7 수용체 발현 조절의 차이는 전사인자 신호 전달 차이에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선천성 림프세포의 이러한 생존법 덕분에 면역 체계는 다양성을 유지한다”며 “이번 연구는 IL-7을 활용한 면역 치료법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18일 ‘이뮤니티(IMMUNITY)’ 온라인 판에 실렸다. 최소망 기자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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