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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 나라별 문화이야기] 베트남 허몽족, 결혼식서 여자 잡아당겨

박태구 기자

박태구 기자

  • 승인 2017-11-15 09:10

신문게재 2017-11-16 11면

다문화신문 문화소개
베트남 문화 이야기
베트남 북부 지역 사파(Sapa)에는 소수민족인 허몽족(Hmong)이 많이 거주한다. 허몽족은 독특한 연애 풍습이 있다. 1년에 한 번 배우자를 원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는 연애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1년 한 번 열리는 연애시장이 최근에는 주말마다 열린다. 연애시장은 미래의 배우자를 거래하는 곳이 아니라 서로 만나고 연애하는 장소를 말한다.

연애시장은 토요일 저녁부터 시작한다. 남녀는 허몽족의 전통복장을 입는다. 여자는 머리에 빨간 수건을 두르고 알록달록한 무늬가 있는 치마를 입고, 동으로 만든 액세서리를 한다. 남자는 '캔' 이라는 전통악기를 가지고 온다. 미혼남녀가 노래하고 춤을 추면서 호감이 생기면 연애를 한다.



일 년 중 결혼이 제일 좋은 시기인 봄이 되면 연애시장은 더 즐거워진다. 결혼하기 전 남녀들은 특별한 행사를 지낸다. 그것은 바로 여자를 잡아당기는 것이다. 서로 마음 드는 남녀는 미리 약속하고 사랑 시장에 가면 남자와 친구들이 여자를 잡아당겨 집에 데려간다. 여자는 그 남자 집에서 3일 동안 살아 보고 마음에 들어 도망가지 않으면 3일 후에 남자와 가족들이 여자를 데리고 여자 집에 가서 결혼식을 의논한다.

허몽 소수 민족 문화에서는 여자를 잡아당기는 것은 남자의 능력과 지혜를 보여 주는 기회다. 여자는 잡힐 때 미리 알아도 저항하기도 하고 소리를 치면서 우는 척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허몽 사람의 인식은 쉽게 굴복하면 품행이 없고 단정하지 않은 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 일상생활에서 서로 사랑하는 남녀가 여자 가족의 반대 때문에 결혼을 하지 못 한 경우도 있어서 여자를 잡아당기는 행사는 좋은 해결 방법이다. 현재 여자를 잡아당기는 행사가 시대에 뒤떨어진 풍속이고 강제로 결혼을 시켜서 법을 위반한다고 의견도 있다. 하지만 문화적으로 보면 베트남에는 다양한 소수 민족의 여러가지 문화를 가지고 있고 남녀가 사랑으로 결혼하면 아름다운 문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팜자응옥, 김민지 명예기자(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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