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뉴얼 충청] 모교 출신에게도 높은 벽… 대학 인재육성 틀 바꿔야

대전 4년제 대학 모교 출신 교수 비율 20% 못미처
국사립 구분없이 경쟁력 강조하며 타 대학 출신 포진
우수한 인재 육성하고 교수로 채용하는 문화 필요햐

이해미 기자

이해미 기자

  • 승인 2019-01-27 17:35
  • 수정 2019-02-07 11:31

신문게재 2019-01-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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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전에서 태어나고 자란 인재들이 지역을 떠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최고의 고등교육 기관인 대학에서 우수한 인재를 키워 모교에서 활약할 수 있는 교육 문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모교 출신에게도 대전권 대학은 여전히 좁은 문이다.

27일 대전지역 주요 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1월을 기준으로 대전 4년제 대학의 모교 출신 교수 비율은 20%를 넘지 못하는 실정이다. 각 대학별로 학과 구성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대학마저도 타 대학 출신들이 장악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충남대는 전임교수 930명 가운데 33%만이 모교 출신이다. 대전권 국사립대 가운데 가장 높다. 그러나 모교 출신 교수들이 집중돼 있는 의대를 제외한다면, 큰 숫자는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98개 학과 가운데 모교 출신 교수가 단 1명도 없는 학과도 있었다.

한밭대는 9명이다. 전임교수는 정원 274명으로 전국 국립대 가운데서는 비교적 적은 편에 속한다.

국립대에 비해 공격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밖에 없는 사립대의 경우는 모교 출신보다는 수도권 중심의 타 대학 출신이 더욱 많이 포진돼 있다.

한남대 15.7%, 대전대 15%, 목원대 20.2%, 배재대는 9.65% 만이 모교 출신이다. 우송대는 2008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한 만큼, 타 대학과 비교가 어려운 관계로 제외했다.

모교에서 재직 중인 A교수는 “모교 출신이 20%도 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물론 너무 많아도 안 되지만, 상대적으로 너무 적어도 건강한 구성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교 출신의 교수는 후배이자 제자들에게 줄 수 있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분명하게 있다. 부정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다”며 우수 인재를 잘 키우고 관리해서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지역인재의 탈대전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각 대학이 자체적으로 우수 인재를 육성-관리-임용까지 보장할 수 있는 교육 문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교수에 이서 모교 출신 총장도 대전권 대학에서는 흔히 찾아보기 어렵다. 현재로써는 한남대 이덕훈 현 총장과 전 김형태 총장이 유일하다.

물론 모교출신 교수가 많아지는 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학계에서는 국립대의 모교 출신 교수 비율을 20%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서울대의 경우 2012년 기준 모교출신 교수가 85%에 달한다. 이는 순혈주의에서 파생될 수밖에 없는 교수들의 조직적 계파로 인한 학교 건전성에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로 꼽힌다.

A교수는 “학령인구가 급속도로 줄어드는 2020학년부터 대학들의 경쟁구도가 심화 될 것”이라면서 “지역 인재 유출에 대한 위기와 경각심을 갖고 지역을 위해 인재육성의 틀을 바꿔 볼 시기가 됐다”고 조언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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