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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한국군, 기후변화에 따른 국방·군사차원의 대응역량을 강화해야

김종하 한남대 경영·국방전략대학원장

방원기 기자

방원기 기자

  • 승인 2019-10-06 16:21

신문게재 2019-10-07 22면

김종하
김종하 한남대 경영·국방전략대학원장
지구 대기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온실효과'로 인해, 최근에는 50~100년 만에 나타나던 이상기후 현상이 수시로 발생, 인간의 삶에 영향을 줌에 따라 기후변화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런 이상 기후변화에 국가별로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2050년경 온실가스 배출은 지금보다 50% 증가하고,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1980년)에 비해 3도에서 6도 사이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금처럼 평균기온 상승률을 유지하면 2080~2100년에는 해수면이 63cm 정도 상승해 전 세계 인류 거주 가능 면적의 5% 정도가 가라앉게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기후변화가 초래할 미래의 안보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은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다. 우선 중국의 경우, 2008년 '군대기후변화전문가위원회'를 설립해 기후변화가 국방과 군사건설에 주는 영향 평가 및 정책·기술 등을 마련해 추진해 나가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북극 해빙에 따른 주도권 확보를 위해 국가 및 군사정책을 적극 추진해 나가고 있다. 일례로 북극해 중앙부 로모노소프 해저산맥 등이 자국 영토의 대륙붕에 해당된다며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고, 2014년 북해함대를 모체로 북극을 담당하는 '북해함대군관구'를 창설하여 지역 내 영향력 행사를 위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기후변화가 안전보장 및 경제번영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한다고 평가하면서, 4차산업혁명 기술을 바탕으로 에너지 효율 기술개발 및 보급 촉진 등 에너지 기본계획 개정 및 분야별 절감대책을 이행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일본 방위성은 국가방위에 영향을 끼치는 새로운 요인으로 기후변화에 주목하면서 북극 해빙 관련 러시의 해군활동 남하와 북극해 자원 선점 시도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기후변화가 군사시설과 작전수행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고, 각 지역사령부들은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과정으로 포함하고 있고, 세계 전역에서의 기후변화로 인한 불안정과 분쟁 급증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북극 수역 영유권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알래스카에 공군전력 증강, 새로운 유형의 무장이 가능한 쇄빙선 설계, 북극권 일대에서 항모단 훈련 등을 진행 중에 있다.

이처럼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기후변화에 대응한 국방·군사차원의 대응체계 및 역량 강화 수준에 비추어 볼 때, 한국은 이에 대한 대비가 너무 미흡하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정책적·제도적 차원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필요가 있다.

첫째, 군부대 배치지역에 대한 미래 기후 영향성 평가를 통해 시설을 재배치하는 계획을 수립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고 전투력을 지속 유지할 수 있는 보장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일례로 일본은 해안가에 군사시설 건축을 금지하고 있고, 미국은 기존시설보다 1미터 이상 높은 지대에 건설하도록 하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둘째,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하여 에너지 절감형 및 기후변화와 연동된 새로운 무기체계 및 장비를 개발해야 한다. 셋째, 교육훈련체계에 기후변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포함시키고, 군 의료체계상 기후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넷째, 주변국의 인공강우 등 기상변조 무기화에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은 기상변조 실험을 통해 이미 무기화를 한 상태에 있다.

결론적으로 미래에 다가올 주요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안보적 관점에서의 위협요소를 살펴보고 이에 적극 대처할 수 있는 정책적·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것이다. 김종하 한남대 경영·국방전략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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