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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봉-최병욱'시노래 사제'의 세종 사랑

세종이 고향인 이은봉 대전문학관장과 제주 출신의 최병옥 '노타치' 회장의 콜라보 '눈길'
'만인의 타향' 세종에서 시 창작, 시낭독, 시낭송, 통기타로 '행정수도 세종'을 노래

오주영 기자

오주영 기자

  • 승인 2020-01-15 11:05

신문게재 2020-01-16 21면

코끼리 형제
최병옥 노타치 회장과 이은봉 대전문학관장(사진 오른쪽)이 '시노래' 콜라보에 빠져 있다.
이은봉 '세종시(詩)마루'회장(67,대전문학관장)과 최병욱'노타치' 회장(48,코끼리부동산 대표)이 뿜어내는 '시노래(詩+노래)' 콜라보가 세종의 겨울밤을 대피고 있다.

'만인의 타향'이라 불리는 세종시에서 '문화 전도사'로 주목받고 있는 '회장님'들이 만나게 된 것도 행정도시 세종시 때문이었다.

세종(옛 공주시 장기면)이 고향인 이 회장과 제주 출신인 최 회장은 아버지와 아들뻘이고, 서로 먼 공간에서 살았던 터라 일면식이 없었지만 '시노래' 보급에 공감하며 스승과 제자 사이가 된다.



3년 전 성배순 시인('세상의 마루에서' 시집 저자)이 운영하는 '세종갤러리카페'에서 만난 것이 '필연'이 됐다.

이 회장은 1983년 '마침내 시인이여(창작과 비평)'로 등단한 충청권의 대표적 진보 문인으로 한성기 문학상, 유심 작품상, 가톨릭문화상, 시와시학상, 질마재 문학상, 송수권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광주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정년 퇴임 뒤 2017년 2월 '세종시마루낭독회'를 이끌며 고향 사랑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2018년 가을, 무크지 '세종시마루' 창간호를 발간한 이래 벌써 3번째 무크지를 내놨다. 짧은 기간 동안 시인 50여 명을 모아 '세종'을 노래하고 있다.

이들의 '시노래' 사랑에 세종의 밤은 뜨겁다.

대중가요와 달리 창작시에 곡을 입힌 시노래는 1980년대 군사독재 시대 현장 노동자들이 만들어낸 민중가요를 출발점으로 하고 있다.

통기타 동아리인 노타치(노래하며 기타치는)를 이끌던 최 회장에게 이 회장의 시는 그간 잊고 지냈던 창작혼을 이끌어 냈다.

대학 시절 실용음악을 전공했던 최 회장은 벌써 6곡의 시노래를 발표한 세종시마루 전속 가수다. '코끼리 유튜브'로 시노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세종시청 뒤편에 있는 자신 소유의 '카이로스 소극장'을 노타치 회원과 세종시마루낭독회원들에게 무료로 개방해 주고 있다.

정부청사 공무원과 이런저런 사연을 안고 세종시에 사는 '나그네'들에게 주민 의식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이 회장의 시, 최 회장의 작곡, 그리고 노타치 회원의 기타 연주로 세종이 들썩인다.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저녁 시간, 세종시마루낭독회원와 노타치 회원들은 시 발표· 시낭독· 시노래 떼창· 통기타 연주로 세종을 제2의 고향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최병욱 회장은 "사업차 거주하게 된 세종이 갈수록 마음이 든다"며 "행정수도에 걸맞은 민간 중심의 문화 활동을 펴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종=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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