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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의 날] 저주받은 20학번?… 졸업식도, 입학식도, 축하도 못 받는 세대

5월 셋째 월요일은 법정기념일 '성년의 날'
주인공인 20학번 '저주받은 학번'으로 불려

이현제 기자

이현제 기자

  • 승인 2020-05-17 20:31

신문게재 2020-05-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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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지 않을 20살이잖아요. 남자친구가 없어 학교에서 성년의 날 축하받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5월 셋째 주 월요일이자 18일은 성년의 날을 맞는 가운데, 주인공들인 2001년생 대학생들이 '저주받은 20학번'으로 불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고등학교 졸업식과 대학교 입학식도 치르지 못하고, 신입생 환영회 등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돼 제대로 된 축하 한 번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남대의 한 과에선 매년 성년의 날이면 해오던 '성년의 날 축하 비디오 제작' 행사를 준비하는 도중 취소하게 됐다.

해당 학과 기획부장은 "성년의 날 맞춰 선배들이 학교에 모여 신입생들의 성년 됨을 축하하는 영상을 만들고 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수업도 하지 않는 마당에 성년의 날 축하 영상은 제작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재수로 올해 대학을 들어간 학생들은 일 년 늦게 지난해 누리지 못한 축하와 기념식을 받을 생각에 잠시 들뜨기도 했지만, 모두 허사가 돼 아쉽다는 목소리만 가득했다.

중구 목동의 사는 20학번 대학생은 "작년에 친구들이 학교에서 과에서 꽃길 깔아주고 향수 선물 받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부러워하면서 '나도 받으면 되지' 했는데, 이제는 다시 오지 않을 성년의 날이 이렇게 지나가 아쉽다"고 했다.

몇몇 20학번 학생들은 성인이 되면 대학에 가면 '밤새 술 마시기', '클럽 가기' 등 버킷 리스트를 만들었지만, 한 동안을 실현 가능성이 없어 안타까워했다.

충남대의 한 신입생은 "흔히 말하는 캠퍼스 로망이 있는데, 그중 성년의 날에 밤새 술을 마셔보고 싶었다"면서 "이제는 무기력하게 가만히 있는 게 익숙해 무언가를 하기에 겁이 나기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용해진 성년의 날 분위기로 인해 대학가 드럭스토어의 향수 등 성년의 날 선물 판매도 부진하다.

궁동의 드럭스토어 점주는 "보통 성년의 날 전에 향수나 관련 물품 판매 실적이 좋은데,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향수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장사가 안된다"고 했다.

한편, 성년의 날은 5월 셋째 주 월요일로 미성년이 권리와 의무, 책임을 지는 성인이 됨을 기념하는 날이다. 성인이 되면, 부모 동의 없이 혼인할 수 있고, 신용카드 발급, 부동산 증여·매매가 가능하며, 소년법 적용이 되는 미성년보다 엄격한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된다.
이현제 기자 gusw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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