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
  • 다문화 신문

[대전다문화] 세계여성의 날 다문화 골든벨

국경 없이 하나되는 결혼이민자 - 세계여성의 날

윤희진 기자

윤희진 기자

  • 승인 2021-03-31 06:41
통합공동체모임-골든벨 사진
▲세계여성의 날의 역사

산업 혁명과 시민혁명으로 유럽과 세계가 자본주의 체제로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여성들의 지위는 기존 사회와 크게 달라지게 되었다. 이제 집안에서 가사노동만을 담당하던 것에서 벗어나 자본주의 체제의 노동자 계급의 일원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는 여성들에게 남성보다 가혹한 조건을 요구했고, 여성 노동자들의 불만이 1857년 미국 뉴욕 시에서 처음으로 폭발했다. 이때 방직과 직물공장에서 일하던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 환경과 저임금에 항의하는 시위를 일으켰다.



1908년 3월 8일 여성 노동자들은 남성 노동자들과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받는 것을 의미하는 빵과 노동조합 결성과 참정권을 의미하는 장미를 합쳐 "우리는 빵과 장미를 원한다!"고 외쳤다. 이후 빵과 장미는 여성의 날의 상징이 되었다.

1910년 제2인터내셔널의 노동여성회의에서 독일의 노동운동 지도자인 클라라 체트킨(Clara Zetkin)과 알렉산드라 콜론타이로부터 매년 같은 날, 모든 나라에서 동시에 여성의 권리 신장을 주장하는 '여성의 날' 행사가 제안되었고, 이 주장이 받아들여져 1911년 3월 19일에 첫 번째 '세계 여성의 날'이 개최되었다. 1913년부터 3월 8일로 변경된 이후 세계 여성의 날은 독일, 미국 등 선진국이 아닌 주변 국가들까지 끌어들이는 성과를 보였다.

▲한국여성의 날의 역사

한국에서의 '여성의 날'은 1920년 일제 강점기에 자유주의 계열과 사회주의 계열이 각각 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시작하면서 조선에 정착되었다. 여성의 날을 기념한 활동은 1945년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이후에 사회주의적 경향을 가진 세계 여성의 날은 공개적으로 진행되지 못하였으며, 뜻있는 소수에 의해서만 치러지는 작은 행사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은 1985년에 가서야 일부 해소되었는데, 그때서야 비로소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공개적으로 기념할 수 있었고 제1회 한국여성대회가 개최되었다. 이후 2018년 2월 20일 통과된 '양성평등기본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통해 최초로 법정기념일이 되었다.

통합공동체모임-세계여성의날 문구 및 로고 공모 사진
▲3월 19일, '세계여성의 날 온라인 다문화 골든벨'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여성의 날 행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대전광역시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다문화가족지원팀 10명의 담당자들은 온 마음으로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했다. 센터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여성의 날의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중국, 베트남, 필리핀, 러시아 4개 나라의 결혼이민자 여성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나라별로 결혼이민자대표는 각각 5명씩 지원하여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김윤희 센터장의 세계여성의 날 기념 축사로 훈훈하게 시작됐다. 이어 이주여성들은 각자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여 세계여성의 날 로고를 만들고 자신의 작품을 한국어로 자신있게 발표했다. 결혼이주여성들은 서로 출생한 나라는 다르지만 여성에 대한 관념과 인식은 비슷한 것을 알게 됐다.

드디어 이주여성들이 기대하는 도전 골든벨이 진행됐다. 교사들은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제시하여 온라인 행사이나 지루하지 않았다는 평을 받았고 결혼이주여성들은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며 행복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을 통해 결혼이주여성들의 한국생활내 한국사회와 한국문화에 대한 높은 습득능력과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치열한 분위기 속에서 동점자가 생겨 추가 문제 풀기까지 진행됐다.

결과는 1등 베트남, 2등 중국, 3등 베트남이었다. 다문화 골든벨은 행복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되었다. 행사 마지막에 나라별로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에 모두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다문화 골든벨을 통해 세계여성의 날의 역사를 세부적으로 알게 됐다"고 했다. 또한 이번 골든벨에서 정답을 못 맞춘 결혼이주여성은 "더 열심히 한국문화와 한국사회를 공부해서 다시 출전하겠다"며 다짐했다.

대전광역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준비한 다문화 골든벨을 통해 4개 국가의 결혼이민자들은 함께 활동하면서 마음을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었고 한국사회와 한국문화에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담당자(아이비) 인터뷰

질문) 행사를 준비하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답변) 2019년에 통합공동체모임으로 세계 여성의 날 진행을 했었다. 그때는 대면으로 진행했었는데, 이번에 비대면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더 많은 준비가 필요했었던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자료, 계획 및 인력이 필요했는데 다행히 팀원들이 함께 해줘서 행사를 잘 끝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온라인으로는 처음으로 골든벨을 진행하는데 여러 가지 걱정을 했었습니다. 결혼이민자들이 온라인으로 잘 따라 할 수 있을지 걱정했었고, 온라인 골든벨을 외국인인 제가 진행할 건데, 제 한국어 발음을 대상자들이 이해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대상자들이 예정대로 잘 따라와 줬고 골든벨도 잘 끝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질문) 마지막으로 여성의 날 행사에 대한 소감을 한마디로 정리해주세요.

답변) 준비하는 과정을 힘들었지만, 행사가 끝나고 대상자들이 좋은 프로그램을 준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는 즐거웠습니다라는 말 한마디로 보람을 느꼈습니다. 내년에는 세계 여성의 날에 더 많은 결혼이민자가 함께 온라인이 아닌 대면으로 참석했으면 좋겠습니다.

/손봉련 명예기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