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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위드 코로나'로 가는 길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21-10-06 15:20

신문게재 2021-10-06 18면

김호택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며칠 전 아침에 아내와 만인산 휴양림을 찾아서 잘 정비되고 새롭게 단장한 예쁜 모습 덕에 상쾌한 가을 날씨를 즐겼다. 특히 새로 단장한 작은 정원은 예쁜 정자와 분수가 뿜어져 나오는 연못이 어울려 너무 멋졌다. 사진에 담으니 외국 유명 관광지보다 더 멋있었다.

풍경과 어울리는 작은 물레방아에서 한 가지 모순된 장면을 보았다. 물레방아란 물의 낙차를 동력으로 돌아가면서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내는 장치이다.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만인산의 물레방아는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동력을 사용하고 있었다. 최초로 중국에서 물레방아를 도입시킨 연암 박지원 선생이 보았다면 어떻게 생각하셨을까? 동력을 만들어내야 할 물레방아가 오히려 동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작은 과학의 아이러니를 보았다. 그리고 이렇게 멋진 풍경에서 이런 건조한 생각을 한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성을 했다.



19세기 영국의 시인 존 키츠는 '아이작 뉴튼이 무지개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바람에 시적 아름다움이 파괴되었다'고 한탄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얘기에 동의하기 힘들다.

이렇게 과학은 모순되고 무미건조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이해함으로써 더 아름답고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만날 수도 있다.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면서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자영업자들 중에는 '하루하루가 지옥같다'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많다.

오죽하면 '코로나로 죽기 전에 굶어죽게 생겼다'는 말들이 곳곳에서 들리고, 실제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분들에 대한 안타까운 소식들이 들려 온다.

현실적으로 이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백신>뿐이라는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고, 정부도 백신 접종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예방의학에서는 질병의 전염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백신의 효과를 설명하면서 '징검다리 효과'라는 표현을 쓴다. 징검다리가 촘촘히 놓여 있으면 내를 건너기가 쉽지만 돌이 1m, 2m, 3m 와 같이 점점 멀리 놓여 있으면 건너기 어려워지는 것과 같이 백신을 맞고 면역이 생긴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맞지 않은 사람들도 질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논리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전 인구의 70%가 백신을 맞으면 질병의 전파가 상당수 막아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론이었고, 실제로도 그동안 이런 현상이 있었다. 델타라는 이름이 붙은 변이는 그 전파력이 크기 때문에 이번 코로나 상황에서는 80%는 되어야 조금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니 우리는 '무조건', 개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거부하는 사람은 자신의 건강은 물론, 주변 사람들이 건강마저 해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산속에서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굳이 권하지 않겠다.

백신 종류에 대해서도 혼선이 있다.

60대여서 AZ 백신으로 코로나 백신을 맞은 나는 주사부위가 잠깐 부풀고 아픈 것 이외에는 별 다른 부작용은 느끼지 못하고 지나갔다. 요즘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맞는 젊은 사람들은 그 후유증이 큰 사람이 많다고 한다. 특히 2차 접종 후에는 더 큰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m-RNA 백신은 가격이 더 높기도 하지만 더 발전된 형태의 산물이다.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이다. 항원을 주입해서 항체를 만들어내도록 유도하던 방식에서 직접 세포가 항체를 생성하도록 만드는 이론을 현실화했기에 종래의 방식으로라면 적어도 10년 이상 걸리던 백신 개발 속도를 엄청나게 단축시킬 수 있었다.

바이러스의 염기서열만 확인하면 바로 백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세상이 열린 것이다. 강한 전류를 흘려야 세포 침투가 가능하다는 장벽만 극복한다면 차세대 백신인 DNA 백신은 더욱 빠르고 확실한 백신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니 힘들더라도, 그리고 안타깝게도 백신 자체로 인한 부작용으로 희생되고 고통받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백신을 통해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위드 코로나> 시대를 앞당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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