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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코로나와 기후변화, 불확정성의 심각성

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신가람 기자

신가람 기자

  • 승인 2021-10-26 13:12
  • 수정 2021-10-26 13:38

신문게재 2021-10-27 19면

김정
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우리나라의 코로나 사태가 백신 접종률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70% 선을 넘어 어느 정도 수습되고 있는 상황으로 언론들이 보고하는 것 같다. 한편 80%에 가까운 백신 접종률로, 일상으로의 복귀를 선언했던 영국에서는 확진자가 급증해, 다시 고민하는 상황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국가 경제를 포함한 여러 고려 인자들 속에서 영국도 환자 폭증까지는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지난 2020년 초 중국 우한 바이러스(코로나의 초기 명칭)가 발생하고, 국제적으로 두드러진 기관들이 코로나 사태가 가져올 예측하기 힘든 불확정성의 화두를 던졌다. IMF는 중국의 비관적인 경제전망과 함께 다른 나라 경제에 미칠 여파도 언급했다. 비단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환경, 교육, 문화, 의료 등 모든 방면에서 불확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이전에는 '국경 없는 생산 라인'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으로 경제적 이익을 구가했던 국제 관계가, 코로나 백신과 의료장비 확보 경쟁을 기점으로 안보적인 관점에서 재정립되어야 할 필요성이 보였던 것이다. 그 예로 반도체 자급을 위해서 중국과 유럽, 미국이 공급망을 재편하고 자급률 확보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식량 안보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역시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중국은 곡물 공급 자립을 위해 종자 산업 육성 정책을 올해 정책의 우선순위에 올렸다. 이렇듯 경제적으로 상호 의존적이었던 관계에서 자립 경제 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중국몽'이나 '일대일로'로 대변되는 최근 중국의 대내외정책에서 미국과의 정치, 경제적인 마찰은 불 보듯 뻔하나,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질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조금 스케일이 다르나 주변의 예를 살펴보자.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의 올해와 작년 신입생들의 학교생활은 코로나 이전과는 많이 다를 것이고, 배우는 방식과 내용도 차이가 있다. 이 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지, 어떨지 가늠하기 힘들다.

교수 입장에서는 원격 강의가 진행되면서, 학교나 교수의 역할에 대해 재고해 볼 일이다. 요즘에는 흔한 재택근무나 화상회의에서도 알 수 있듯, 시간·공간의 기술적 문제가 해결된다면 그 다음에 남는 것은 본질적으로 그 필요성에 대한 의문과 변화에 대한 요구다.

또, 다른 현상 중에는 반가운 것도 있다. 그중 하나가 청명한 하늘과 공기다. 미세먼지로 기억이 가물가물했던 가을 하늘이 어떠했는가를 느끼게 해준다. 물론 다른 이유가 없을 리 없건만 국가 간 항공기 제한이 이리도 여파가 컸던가 싶다.

최근 중국이 계획 정전을 하고 있다. 이유로는 미국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호주에서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경제 조치로 석탄 연료가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사정, 동계 올림픽 준비와 겸해서 206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한 김에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석탄 발전을 제한하는 상황 그리고, 지난해 폭우로 싼샤댐 등의 수력발전량이 급감하고 동북지역 풍력발전 역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발전이 여의치 않은 이유로 대체 전력과 송배전이 부실한 점 등이 복합적인 이유로 보인다.

중국의 전력난은 자립경제 체제로 패러다임이 바뀐다 하더라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가볍지 않을 일이니 중국 정부의 현명한 대응을 기대한다. 서두에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고 확진자가 급증했던 영국의 경우처럼 중국도 폭우나 바람과 같은 기후는 예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기후 변화라는 사회적 이슈의 심각성은 불확정성에 있다. 물론 과학자들 예측은 이대로라면 '21세기 안으로 인류 생존의 마지노선이라는 1.5도를 넘어 2도 넘게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80%가 넘어도 마스크로 불편을 감수하며 주위에 대한 배려·협력이 필요한 상황은 불확정 인자가 많은 기후변화에서도 같은 맥락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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