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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K-Battery와 배터리 삼국지

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이현제 기자

이현제 기자

  • 승인 2021-12-07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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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교수
지난 11월 초 영국 글래스고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탄소중립 정책, 글로벌 백신 전략 등 한국의 정책과 경험을 공유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상향해 2018년 대비 40% 이상 감축하겠다는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과감한 목표로 다른 국가의 동참을 장려했고, 코로나19 대응 관련해서 K-방역의 성과를 바탕으로 방역과 기후변화에서 모범적 대응국가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헝가리를 방문하고 아데르 야노시 헝가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동반자'로 미래 유망산업 분야 협력강화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헝가리는 이차전지의 국내역량을 나타내는 K-배터리 유럽 교두보 역할을 하는 국가다.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거점이 있고, LG화학의 분리막합작법인도 예정되고 있다. 공동언론발표에서는 원전을 포함한 탄소중립 정책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어찌 되었든 우리의 기술력을 이용한 해외 경제 협력을 도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맥락으로 지난 4월 화상으로 열린 미 행정부 주최 기후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K-모빌리티'로 탄소중립 전략을 밝혔고, 5월 미국방문에서는 조지아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공장을 방문하고 글로벌환경문제와 우리나라의 배터리 기술력을 결합한 협력모델을 제안한 바 있다. 우리 정부가 제시한 탄소 중립의 해법 중에 하나로 친환경 자동차로 보고, 배터리 기술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된 융복합 산업으로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배터리 업계(LG에너지솔루션, SK온)의 '고(高)니켈 NCM', 중국 CATL의 'LFP', 일본 파나소닉의 '전고체' 구도로 한·중·일 배터리 삼국지가 펼쳐지고 있다. 차세대 전기자동차 배터리 주도권을 놓고 한·중·일 주요 배터리 기업들의 중점 전략이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수일 전 한국의 한 신문이 보도한 내용의 일부분이다. 최근의 배터리(이차전지), 특히 리튬이차전지에 대한 업계와 국가들의 동향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구절이다. 현대 첨단 전자 디바이스의 주요 부품을 인체에 비유한다면 반도체는 두뇌, 디스플레이는 눈이라 할 수 있고, 배터리는 동력원이라는 역할을 고려하면 심장이라고 하겠다. 비단 전자 기기, 전기차 외에도 배터리는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화 등 미래산업을 움직이는 핵심 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 산업의 변화는 전동화(Electrification)/무선화(Cordless)가 핵심으로 모든 사물이 배터리로 움직이는 시대로 생각될 수도 있다. 무선 가전, 드론, 에너지저장장치, 전기선박 등을 떠올리면 그리 먼 이야기도 아닌 거 같다.

최근(서학, 동학 개미들을 포함한) 주식시장에서의 Hot issue 중 하나는 전기차 성공사례인 미국의 테슬라社다. 현재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이조스를 넘어 세계 최고의 부자이고 스티브 잡스 이후 가장 혁신적 리더로 꼽히는 엘런 머스크가 CEO인 테슬라社는 원통형 리튬배터리 수천 개를 적용한 모델들로 전기차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고 있고(현재까지는), 기업가치로는 GM이나 토요타와 같은 기존 자동차 업체를 넘어선 지 오래다. 올해는 60만대 정도의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 테슬라가 그보다 10배가 넘는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 기업의 가치를 넘고 있다. 기업 가치를 주가로 보여주는 문화의 미국은 엘런 머스크를 세계 최고의 부자로도, 테슬라를 혁신의 아이콘으로 만들기도 한다. 지금까지 프리우스라는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20년 이상 판매해온 토요타가 축적된 데이터와 기술을 바탕으로 전고체 전지를 적용한 전기차의 발매를 예고하고 있다. 배터리의 주요국가인 한·중·일 외에도 미국, 유럽의 주요기업들이 선의의 기술경쟁을 통해, 기후 변화 대응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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