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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문화재탐방사업에 ‘단재 신채호’ 빠졌다... 역사적 인물 조명 '제동' 우려 목소리

올해 대전관내 중학생 문화재탐방 코스에 어남동 ‘단재 생가’ 제외
2021년까지 단재 기념교육관 건립 따른 대전시 약속도 지지부진
문화계 “역사 가치관 형성될 중요한 시기, 단재 정신 되새길 기회 삼아야”

한세화 기자

한세화 기자

  • 승인 2022-08-16 16:07

신문게재 2022-08-1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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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대표하는 인물로 역사적 큰 발자취를 남긴 '단재 신채호'의 사상과 역사적 철학 조명에 또다시 제동이 걸렸다. <출처=대전시 중구청>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로 역사적 큰 발자취를 남긴 '단재 신채호'의 사상과 역사적 철학 조명에 또 다시 제동이 걸렸다.

2021년까지 약속했던 생가지 일대의 단재 기념교육관 건립이 무산된 데 이어, 올해 학생 대상 문화재탐방 코스마저 빠지면서 대전시가 역사적 지역 인물 재조명에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역 문화계는 일제강점기의 민족사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단재 신채호 선생이 대전을 대표하는 역사적 주요 인물인 만큼, 학생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대전 역사에 대한 조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우려가 크다는 목소리다.



16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시와 대전문화재단, 대전서구문화원은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전의 주요문화재 현장탐방 및 체험교육'을 올해 2학기인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동안 운영한다.

대전 관내 중학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걸어서 역사 속으로' 현장탐방과 진로체험이 이뤄지는 '문화재 인턴'으로 나눠 학교에서 출발해 오전과 오후 중 시간과 코스를 정해 탐방한다.

우암사적공원부터 동춘당 일원까지의 1코스를 비롯해 2코스는 옛 충남도청부터 테미오래, 3코스는 도산서원부터 진잠향교까지 이며, 문화재 인턴은 둔산선사유적지부터 선사박물관까지다. 코스는 각 15회차씩 총 60회 진행한다.

하지만 이번 탐방일정에 단재 생가지 방문이 제외되면서 역사적 큰 발자취를 남긴 지역의 대표 인물 조명에 제동이 걸렸다는 지적이다.

대전시는 다른 문화재 탐방에 단재 조명을 위한 프로그램을 포함했다는 입장이지만, 역사의 의미와 가치관이 정립되는 시기인 중학생 대상에 학급 단위로 추진되는 탐방이라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단재의 정신을 되새기고 알리는 유일한 기회가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게 문화계 관측이다.

단재 신채호는 1880년 충청도 회덕현에서 태어나 지금의 대전 중구 어남동 생가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일제강점기였던 1923년 1월 의열단의 독립운동 이념과 방략을 이론화한 천명서 '조선혁명선언'을 썼으며, 1931년에는 우리나라 상고시대의 역사를 기록한 '조선상고사'를 집필했다. 신민회 창립과 국채보상운동 주도 등 당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단재는 중국으로 망명한 후에도 독립운동을 하던 중 1936년 중국 여순 감옥에서 순국했다.

백남우 대전향토문화연구회장은 "단재 신채호는 대전의 정신으로서 인물에 대한 가치가 높다"며 "거리상 외곽에 위치한 어남동 생가지를 탐방교육을 통해 직접 가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인 의미가 크며, 지속해서 사업에 녹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여종 문화유산울림 대표는 "거리와 코스운영 자체의 효율성을 따지기보다는 학생 문화재 탐방사업의 본래 취지와 의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대전시의 단재에 대한 조명이 민간보다 의지가 희박해 보여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전시 담당 주무관은 "올해 테미오래가 추가되면서 단재 생가 탐방이 제외됐으며, 코스는 해마다 변동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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