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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출신 박규선 한남대 감독, 대전에서 여는 제2의 축구인생

-한남대 7년만에 대학축구 정상으로 올려
-부상으로 이어진 대전과의 묘한 인연

금상진 기자

금상진 기자

  • 승인 2022-09-21 16:48
  • 수정 2022-09-22 09:38

신문게재 2022-09-2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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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출신 한남대 축구부 박규선(41)감독이 하반기 대학축구리그 U리그 우승과 10월 전국체전 메달권 진입을 목표로 삼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금상진 기자
"팀 분위기가 많이 밝아졌습니다. 선수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좋아졌어요."

한남대를 7년 만에 대학축구 정상의 반열에 올려놓은 박규선(41) 감독은 요즘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선수들의 기량에 잔뜩 고무되어 있다. 지난 7월 강원도 태백에서 열린 제17회 대학축구연맹전에서 한남대는 전통의 강호 고려대를 4-3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거뒀다. 2015년 같은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지 7년 만이다.

우승 후 두 달이 지난 현재 한남대 축구부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 있다. 박 감독은 "우승 이후 선수들이 훈련에 임하는 자세부터 달라졌다"며 "특히 1, 2학년 어린 선수들의 기량이 일취월장하고 있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기대했다.



2011년 한남대 축구부 코치로 부임한 박 감독은 3년 전 은사였던 이상래 전 감독이 작고하면서 지휘봉을 잡았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감독의 자리에 올랐지만, 박 감독은 걱정보다는 기대가 더 많았다. 박 감독은 "성장과 변화를 거듭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현역시절 느끼지 못했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며 "지도자로 만난 첫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선수 시절 청소년 대표와 아시안게임, 올림픽대표팀에 선발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선수로서 최고의 영광인 국가대표에 선발되면서 월드컵이라는 꿈의 무대를 바라보기도 했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은퇴하면서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안긴 팀은 시민구단 시절의 대전시티즌이었다. 2008년 대전과의 K리그에서 당한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재활이 장기화 되며 결국 은퇴를 결심했다. 박 감독은 "대전에서 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하게 된 것이 아마도 그때가 시작점이 아니었나 싶다 "며 "보이지 않는 힘이 저를 대전의 축구 지도자로 눌러 앉힌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올해로 지도자 생활 11년 차를 맞이하는 박 감독은 MZ세대 선수들의 감성을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박 감독은 "연습시간 외에는 선수들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며 "말 한마디라도 선수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자주 소통하고 있다.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지도보다는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숨어 있는 장점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도자로 첫 우승을 맛본 박 감독은 한 단계 발전된 목표를 준비하고 있다. 대학축구 U리그에서의 권역별 우승과 10월에 열리는 전국체전에서 메달권에 들어가는 것이다. 박 감독은 "한남대를 우리나라 대학축구의 최강자로 끌어 올리고 싶다"며 "향후 목표가 있다면 우리 팀 선수들을 K리그와 대표팀에 최대한 많이 진출시키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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