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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1동 익명의 독지가 성금 기부, 훈훈한 마음 전해

"어려운 이웃위해 써달라" 말만 전하고 사라져
기부금 56만 3천원...15~20가구 도울 수 있을 것
"김장 나눔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전할 것"

김영일 기자

김영일 기자

  • 승인 2022-11-14 13:11
  • 수정 2022-11-14 16:08
독지가 성금
익명의 독지가가 14일 태평1동행정복지센터 민원실에 기부한 성금.
# 검은 재킷을 입은 50대 남성 A 씨가 11월 11일 오후 태평1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왔다. 무언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는 그를 발견한 직원이 용무를 묻자, "어려운 이웃 위해 써달라"며 민원 창구 위에 투명한 일회용 비닐봉투를 올려두고 자리를 떠났다. 비닐봉투 안에는 현금 56만 3000원이 들어있었다. A 씨의 신원을 묻기 위해 직원이 따라갔지만, 그가 타고 온 차량은 이미 행정복지센터 문을 벗어나고 있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기부자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태평1동 행정복지센터에 현금이 든 비닐봉지를 놓고 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14일 태평1동 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익명의 기부자는 신원을 알려달라는 직원의 요청을 거절한 채 현금이 든 비닐봉지를 놓고 떠났다. 별도의 쪽지도 남겨놓지 않아 이웃을 위해 선행을 베푼 그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해당 기부금은 장사를 하며 조금씩 모은 돈처럼 사람들의 손을 많이 탄 모양새였다고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전했다. 기부자가 전한 56만 3000원은 연말 김장 나눔 봉사 기금에 포함돼 쓰일 예정으로, 약 15~20가구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개인이 기부금을 지급한 경우 소득세법에 따라 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익명의 독지가 A 씨는 자신의 선행에 보답을 바라지 않았다. 대전시 관계자는 "세제 감면 혜택을 위해 기부를 하는 법인·개인의 경우는 종종 찾아볼 수 있다"며 "익명으로 기부를 원하는 분들은 종종 있지만, 기부금을 놓고 홀연히 사라지는 분은 찾아보기 힘든 선행이다"라고 했다.

태평1동 행정복지센터 이연숙 동장은 "힘들게 모은 소중한 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마음에 감동했다. 감사한 마음을 직접 전하지 못해 죄송스럽다"며 "아름다운 기부자의 마음을 연말 김장 나눔을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일 기자 rladuddlf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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