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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도로가 시민(市民)이다

김용조 대전시 교통건설국 건설도로과장

송익준 기자

송익준 기자

  • 승인 2023-04-25 09:40

신문게재 2023-04-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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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조 건설도로과장
도로는 사람을 모으고 문화를 발전시키며 사회와 경제를 키운다. 근대 유럽 문화의 양대 기둥은 그리스와 로마다. 위대한 수학자와 탁월한 철학자들을 배출하며 근대 유럽 문명을 이끌며 신전을 건축했던 그리스. 기술이나 문화적인 면에서 뒤처져 늘 그리스 문화를 동경하며 그리스에 열등감을 가졌지만, 도로 건설에 진심이었던 로마. 세월이 흘러 훗날 '세상의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대찬사를 받으며 유럽제국을 평정하고 아시아, 아프리카 3개 대륙으로 제국을 넓혀가면서 역사 속에서 최대의 번영을 누린 나라가 바로 로마다.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 도로 건설을 두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대사업'이라고 정의한 로마는 기원전 3세기부터 서기 2세기까지 대략 500년간에 걸쳐 역사에 남을 로마 가도를 건설했다. 그 가도 덕분에 로마인들은 마침내 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대제국을 건설하고 오래도록 영화를 누리며 오늘날의 유럽을 만드는 기초가 됐다. 이렇듯 도로 건설은 군사력의 강화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발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이 없고 일류도시로 나아가는 초석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 빠르고 다양하게 늘어나는 교통수단의 증가에 발맞춰 대전시는 올해 3월 주요 도로의 상습 정체 구간의 원인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교차로 입체화 5곳, 도로 확장 3개 사업, 도로 신설 14개 사업에 총 1조9356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교통량을 분산하고 원활한 차량흐름을 위한 맞춤형 개선대책이다.



하지만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이 새로운 도로 건설을 위해서는 노선발굴과 조사, 타당성 분석, 토지 보상과 수용, 설계와 시공까지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 이상이 걸리는 중·장기 사업이고, 사업비도 수십억에서 수천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대규모 사업들이다.

기존에 건설된 도로를 이용하는 시민을 위해서는 안전하고 편안한 주행 및 보행을 위한 최적화된 도로로 관리하기 위해 운영 및 유지·보수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에 대전시 공무원들은 5년마다 수립하는 '도로건설관리계획'을 통해 미래의 교통수요를 주도적으로 예측하고 이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일류경제도시 대전에 거주하는 미래세대에게 로마 가도와 같은 멋진 도로를 남겨주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



매일매일 희망의 일터로 가는 보람의 도로, 청운의 꿈을 이루기 위해 떠나가는 희망의 도로, 소중하고 그립고 보고 싶은 가족을 만나러 가는 사랑의 도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러 가는 휴식의 도로, 아프고 병든, 또 다친 사람들을 치료하러 가는 생명의 도로, 지역 생산품을 해외로 보내러 가는 산업의 도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각종 재화를 실어 나르는 물류의 도로…. 대전시민 모두가 이 도로에서 행복하고 소중한 꿈을 이루는 '행복의 도로'가 됐으면 한다.

/김용조 대전시 교통건설국 건설도로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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