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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산시외버스정류소, 트램 건설과 함께 재논의해야"

대전세종연구원 이정범 책임연구위원
"지체, 혼잡도, 트램 등 인과관계 고려"

송익준 기자

송익준 기자

  • 승인 2023-08-15 10:13

신문게재 2023-08-1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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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대전세종연구원]
대전 서구 ‘둔산시외버스정류소’ 하차장은 2013년 서구 월평동 스타게이트 빌딩에서 현재 위치인 삼성생명 옆 한국산업은행 구간으로 이전했다. 도심 한복판에 설치된 정류소는 차량 지체를 유발했고 시외버스 하차 시 대기 중인 택시와 불법주차된 차량 때문에 혼잡도 극심해 이전이 이뤄졌다. 이전 이후 시내·시외버스와 택시, 마중 차량 간의 혼잡과 지체가 완화됐으나, 월평동 인근 주민들은 지역경제와 대중교통 활성화 측면에서 하차장 원상복귀를 요청하고 있다. 대전세종연구원 이정범 책임연구위원(공동연구 문충만·안용준)이 연구한 '둔산시외버스 정류소 하차장의 효율적 운영방안'을 통해 정류소 운영 방향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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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대전세종연구원]
우선 이용객 2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용객 224명 중 승차장은 110명, 하차장은 114명이었다. 정류소 하차장의 이전 필요성에 대해 찬성이라고 답한 사람은 96명(43%), 반대라고 답한 사람은 128명(57%)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를 서구 주민으로 한정하면 서구 주민 86명 중 찬성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63명(73%), 반대라고 응답한 사람은 23명(27%)이었다. 정류소 인근인 월평·만년·둔산에 거주하는 응답자(55명)로 한정하면 찬성 응답자는 41명(75%)으로 더 높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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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대전세종연구원]
하차장 이전을 찬성하는 이유로는 '기타(39%)', '시내버스 환승이 용이함(29%)' 순이었다. 기타의 경우 대중교통 환승용의, 전반적인 이동이 용이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대하는 이유로는 '기타'가 27%로 가장 많았고, '현재 위치가 다른 교통수단과의 혼잡을 피할 수 있음'이 18%, '현재 위치가 택시와 마중 차량 대기에 용이함'이 16%로 뒤를 이었다. 기타의 경우 이전 여부에 대해 큰 차이를 못 느낀다는 의견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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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대전세종연구원]
연구팀은 하차장 이전에 따른 교통 영향 분석을 위해 현재 운영 중인 하차장을 대안 1, 승차장 맞은편에 설치 운영하는 것을 대안 2, 대안 2에서 장래 트램이 신설됐을 경우를 가정한 대안 3을 설정해 시나리오를 구성했다.

그 결과, 현안인 대안 1은 서구청 네거리 주변에 위치해 본선에 미치는 교통 영향이 덜했다. 대안 2는 버스 등 대중교통 환승에 장점을 보였고, 대안 3은 트램이 최소 1개 차로를 점유할 시 별도의 용량 증대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이 나타났다. 특히 차량당 평균 제어지체를 살펴보면 대안 2는 대안 1 대비 다소 증가했으나, 대안 3은 약 3배의 지체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속도도 대안 1이 가장 우수했지만, 대안 2와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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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대전세종연구원]
결론적으로 하차장 이전은 사회적 합의와 시민 편의성, 교통 지체와 혼잡도, 안전, 장래 트램과의 인과관계를 고려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일단 민원이 대전시민 전체가 아닌 일부 인근 상권 때문이라면 그 외 이용객의 민원이 지속될 여지가 있다. 때문에 현재 하차장에 대한 문제가 있다면 이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 원위치 여부를 논의하는 게 맞을 수 있다. 그러므로 현재의 민원이 대전시 전체 시민들의 요구인지, 특정 지역의 편의를 위한 것인지를 명확히 검토해 판단하는 일이 우선이다.

교통 지체와 혼잡도 역시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나타났듯 지금의 위치가 다른 대안보다 지체나 혼잡도가 적다. 시간당 최대 시외버스 9대, 시내버스 20대가 몇 초 이상 정차하거나, 본선으로 진입할 시 다른 차량과의 상층으로 인한 안전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하차장에 있는 많은 마중 차량으로 인근 지역의 불법 주정차가 야기될 수 있다. 일부 상권 활성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인근 교통문제에는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했다.

향후 트램 건설과의 인과관계도 따져볼 문제다. 장래 트램이 운영되면 지금의 도로는 차로 폭이 줄고 버스전용차로가 없어질 개연성도 있다. 그럴 경우 버스노선 재배치 문제가 대두될 뿐만 아니라 시외버스 정류소 또한 재논의할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다.

이정범 책임연구위원은 "트램 건설 이후 시내버스 노선개편과 도로 상황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성이 있는 만큼 이때 정류소 하차장을 재논의해 최적의 위치를 검토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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