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무단으로 철책을 개방했나'...영동 물한계곡의 깨끗한 수질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 철책'이 누군가에 의해 무단으로 개방됐다.일부 관광객들은 개방된 철책으로 들어가 비양심 행동을 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사진제공: 민주지산 환경산림하천지킴이> |
영동군이 출입금지 철책을 설치하기 위해 쇠줄로 소나무를 묶어놨다. 소나무는 쇠줄에 조여 결국 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공: 민주지산 환경산림하천지킴이> |
영동 물한계곡 가장 위인 상류지역에서 민주지산 옥소폭포까지 약 1.8km가량 '수질 보호 철책'이 쳐졌있다. 철책 설치는 자연생태 보전과 깨끗한 수질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철책 내 계곡은 수질이 좋고 자연생태가 탁월해 주민들의 요청에 의해 영동군이 설치했다. 그러나 관광객들은 개방된 출입금지 철책 안으로 들어갔다. 계곡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일부 단체 관광객들은 출입금지인 철책 안으로 들어가 음식물을 섭취했다. 철책은 물한계곡 상류지역 1.8km 구간에 설치됐다. 3곳의 철책 출입구가 있다. 그런데, 이 철책 3곳이 어는 순간, 모두 개방됐다. 철책이 개방되면서 일부 등산객들이 철책 안으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비양심적인 행동을 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입니다. 이 철책은 언제, 어떻게, 누가 개방했는지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영동군이 개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물한계곡 인근 주민 A 씨는 "물한계곡 상류지역은 자연생태가 좋아서 영동군에 철책 등으로 보호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철책은 설치됐지만 누군가 철책을 무단으로 개방했고, 개방된 철책 안에서 일부 등산객들의 음식 섭취 등 무질서가 난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동 물한계곡 상류지역 인근 마련된 '공용 주차장'...일부 관광객이 공용 주차장에서 천막을 치고 취사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민주지산 환경산림하천지킴이> |
영동 물한계곡 상류지역 큰 공터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용주차장이다. 공용주차장은 관광버스 2~30여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다. 등산객들은 공용주차장에서 차량을 주차한 뒤, 물한계곡을 따라 민주지산과 삼도봉 등산을 즐기고 있다. 그런데 지난 주말, 일부 등산객들은 공용주차장에서 '그들만의 공간'을 만들다가, 주민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들은 공용주차장 내에서 큰 천막을 설치했다. 또 천막을 고정하기 위해 바닥에 구멍까지 뚫다가 주민들과 다투기도 했다. 이들 관광객들은 '공용 주차장이기 때문에 천막 설치가 안 된다'는 주민 말을 듣고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B 씨는 "천막을 설치한 뒤, 출장뷔페까지 부르려고 한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물한계곡 공용주차장 관리가 얼마나 안 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라며 "영동군은 지금이라고 전문 인력을 확보해 공용 주차장뿐만 아니라 물한계곡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동 물한계곡 민주지산과 삼도봉으로 향하는 시작점에 '입산금지' 플래카드가 걸려있다.<사진제공: 민주지산 환경산림하천지킴이> |
현재 물한계곡 인근 산인 민주지산과 삼도봉은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어가며 관광객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물한 계곡 인근 주민들은 해마다 '단풍 시즌'을 손꼽아 기다렸다. 주민들은 계곡 인근에서 식당과 민박 등으로 생계를 유지해가고 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갑자기 '입산금지' 플래카드가 내걸려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입산로 시작점에 '입산금지' 플래카드가 내걸리다보니, 등산객들의 발걸음은 머뭇거리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영동 물한계곡 상류지역 한 사찰은 등산로 시작점이다. 이 사찰 입구를 지나야 민주지산이나 삼도봉을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사찰 입구에 입산금지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플레카드 내용만 본다면 '입산을 하지 말아라'는 내용이고, 또 '민주지산이나 삼도봉을 오르지 말라'라는 얘기와 같다. 본격적인 버섯 철부터 이런 플래카드가 내걸렸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영동군 등이 민주지산에서 자생하고 있는 송이버섯과 능이버섯 등을 보호하기 위해 플래카드를 걸었다는 게 주민들의 견해다. 물한계곡 인근 주민들은 가을 등산객의 입산금지로 상권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 C 씨는 "수질보호 등을 위한 철책은 열어서 무질서한 관광객들은 단속하지 않고, 단풍철인데 '입산'을 금지하는 것은 어떤 속내냐"며 "영동군이 그때, 그때 '땜빵식 행정'을 펼치다보니, 스텝이 꼬이고, 꼬인 스텝은 주민들에게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도언 기자 k-55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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