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시도별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6월) 현재 전국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74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대출 잔액인 743조9000억원은 역대 최대 기록일 뿐 아니라 작년 2분기 말(700조6000억원)과 비교해 6.2% 더 불었다. 3.2% 늘어난 자영업 다중채무자 수(177만8000명)도 역대 가장 많았다. 1년 사이 연체액(13조2000억원)과 연체율(1.78%)은 더 크게 뛰었다.
이 자료에서 연체액은 원리금을 1개월 이상 갚지 못한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액 전체로 정의됐다. 연체가 시작된 만큼,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다중채무자의 특성상 해당 대출자가 보유한 모든 대출을 잠재적 최대 연체액으로 간주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전국 시도 가운데 자영업 다중채무자 평균 대출액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로 1인당 6억300만원에 이르렀다. 대전(3억3800만원)과 충남(3억3600만원), 충북(3억1600만원), 세종(4억600만원)은 전국 평균(4억1800만원)보다는 적었지만, 상황이 개선된 것은 아니다.
1년 전과 비교한 증가율은 충북(7.9%·2억9300만원→3억1600만원)이 가장 높았다. 대전은 3.5%(3억2600만원→3억3800만원)로 증가율이 늘었고, 세종과 충남은 각각 6.2%(4억3300만원→4억600만원), 1.7%(3억4200만원→3억3600만원)으로 감소했다.
자영업 다중채무자 전체 대출 잔액이 1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뛴 곳은 세종(44%·5조6000억원→8조원)이었고, 대출자 증가율 1위 역시 세종(53.5%·1만3000명→2만명)이 차지했다.
자영업 다중채무자 전체와 1인당 대출 잔액이 모두 역대 최대인 만큼, 금리가 높아질수록 이들의 이자 부담도 빠르게 불어날 수밖에 없다.
유성 봉명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 씨는 "잘되는 곳을 조금 무리해 인수·운영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손님이 줄어든 후 늘지 않아 고민"이라면서 "더욱이 이자까지 갈수록 불어나고 있어 하루 하루 피가 마른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고금리 시대 자영업자의 이런 금융 부담을 강조하며 은행 등에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직접적 이자 감면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앞서 20일 금융지주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상생금융에 대해 "금융지주사에 국민이 납득할 만한 정도의 수준이 아니면 안 된다고 말했다"며 "기금을 만들기보다는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쪽으로 기본적 방향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요 금융권은 연말까지 구체적 이자 감면 대상과 폭을 정해 내놓을 예정이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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