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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金 머문 객실 등 유성호텔 기록으로 남긴다

대전시, 올해 철거 앞두고 추진… 미공개 VIP실 313호도 기록
유성온천의 역사도 함께 담을 예정

이상문 기자

이상문 기자

  • 승인 2024-04-15 17:11

신문게재 2024-04-16 3면



4. 유성호텔_VIP실_응접실 가구
유성호텔 VIP실 313호 모습. 사진제공은 대전시
김종필, 김영삼, 김대중 등 근현대사의 거물 정치인이 머문 미공개 객실을 비롯해 109년 만에 문을 닫는 '유성호텔'의 역사가 보존된다.

대전시는 지난 3월 영업을 종료하고 올해 철거에 들어가는 '유성호텔'에 대한 기록화사업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유성호텔은 1915년 자연 용출 온천이 개발되면서 개관해 109년간 대전을 대표하는 호텔로 인기를 누렸다.

현재 건물은 1966년에 신축 개관했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98년 서울올림픽 때는 선수촌 호텔로 이용됐으며, 1993년 대전엑스포 기간에는 본부 호텔로 사용하는 등 대전 역사의 한 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건물이 낡고 온천 관광 트랜드가 급변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유성호텔의 퇴장은 유성온천의 쇠락을 실감하게 만드는 큰 사건이다.

6·70년대 신혼여행지 등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장소의 소멸이라는 상실감이 큰 상황이다. 최근 1년간 대전·충남은 물론 전국에서 투숙객이 몰리는 등 이용객들은 유성호텔 퇴장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대전시는 유성호텔의 역사 기록에 나선다. 대전시가 추진하는 기록화사업은 사진과 영상촬영, 도면화 작업 등과 함께 숙박부, 객실 번호판 등 유성호텔의 경영과 운영 상을 보여주는 각종 기록물에 대한 수집, 그리고 마지막까지 유성호텔을 지켰던 직원들과 이용객들에 대한 구술채록 등'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그 대상으로 한다.

특히,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VIP실 313호에 대한 조사와 기록이 이루어질 예정인데, 1970년대 특별히 조성된 이 방은 여느 객실과 달리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방으로 김종필, 김영삼, 김대중 등 한국 근현대사의 거물 정치인들이 머물다 간 곳이다.

내부는 고급스러운 엔틱가구와 샹들리에 등이 남아 있는데 보존 상태 또한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번 기록화사업에서 유성호텔 하나에 국한하지 않고, 유성호텔과 호텔 리베라(전신 만년장)로 상징되는 유성온천 전반에 관한 기록에 나서며, 유성온천이 근대도시 대전의 발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또한 함께 기록할 예정이다.

노기수 대전시 문화관광국장은 "유성온천은 보문산과 함께 오랫동안 대전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도심 휴양공간"이라며 "올해 기록화사업 결과물은 대전 0시 축제 기간에 옛 충남도청사 내에서 특별전시실을 조성해 문화콘텐츠로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성호텔 측은 건물을 허물고 그 자리에 호텔 1개 동(213개 객실)과 공동주택 2개 동(536세대)을 짓기 위해 2022년부터 재개발 계획에 들어갔다. 빠르면 내년 7월 착공, 2028년 문을 열 예정이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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