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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 집중 징계 논란 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 연구자 징계 처우 개선은 제자리걸음

임효인 기자

임효인 기자

  • 승인 2024-05-26 15:57

신문게재 2024-05-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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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공공연구노조 IBS 지부가 공개한 행정직과 연구직 임금 차이.
<속보>=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가 복무점검 결과 처분 과정에서 고무줄 기준을 적용해 감사원 지적을 받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연구직에 대한 처분이 집중되면서 불만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봉 등 열악한 처우에 대한 요구는 수년째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서 연구소를 떠나는 연구자들도 잇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기사 5월 23일 자 6면 보도>

26일 IBS와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이하 연구노조) 등에 따르면 2021년 실시한 복무점검 결과 2022년 9명이 최종 징계를 받았다. 복무위반으로 견책부터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으며 이 과정서 한 명이 해임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연구직이거나 연구부서에서 일하는 기술직으로 분류된다. 연구소 정문에 설치된 차량 출차 기록 등으로 복무점검 결과 행정직을 포함해 69명이 점검 기준을 위반했지만 점심시간 미준수 유형을 임의로 제외시키면서 징계를 받은 이들 상당수가 연구부서에 집중됐다.



연구노조 IBS 지부는 이 같은 징계 결과에 대해 연구자들에게 과도한 징계를 했다고 보고 있다. 행정부서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소명은 받아들여진 반면 연구직이나 연구부서에서 일한 기술직의 소명은 수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 연구자 처우 개선 요구는 수년 전부터 잇따랐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직이나 연구부서에 편중된 징계는 연구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고 결국 연구소를 떠나는 것으로 이어졌다.

모든 연구자가 이 같은 이유로 이직을 결정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복무점검 이후 징계 절차가 이뤄진 2021년 10월부터 현재까지 노조 추산 퇴사자는 14명에 이른다. 이들 중엔 연봉과 관련해 여러 차례 문제 제기를 하다 결국 기업으로 이직하거나 처우 문제와 연구자에 대한 감시 분위기를 못 견뎌 퇴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 소속 연구자들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문제는 2022년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된 사안이지만 이후 현재까지 달라진 건 없는 실정이다. 당시 IBS 노조가 냈던 성명에 따르면 같은 경력의 연구자와 행정지원 인력 간 연봉 차이가 평균 2600만 원이었다. 이후 IBS 측은 문제 해결을 위해 연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2024년 현재까지 같은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연구노조는 "세계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IBS와 중이온가속기연구소에 속한 모든 부서들이 나서서 연구자들을 지원하지는 못할망정 행정력을 이용해 연구자들을 행정직보다 낮은 임금으로 차별하고 무시했다"며 "최근에는 동일 경력 행정직보다 못한 임금과 처우를 받고 연구자를 무시하는 조직문화를 견디지 못해 연구직들이 타 기관으로 줄지어 이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IBS 원장과 중이온가속기연구소장은 기관 설립 목적에 맞게 세계적 연구성과를 내기 위해 연구자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기관을 개혁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IBS 측은 "기관 차원에서 노력하고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지만 확실히 바뀌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제도를 고쳐서라도 의견을 듣고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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