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들어 세종 이전 기관은 서울 광화문에 있던 지방시대위원회가 유일하다. 여야 입법을 통해 지방정책의 컨트롤타워인 지방시대위원회가 세종에 둥지를 튼 결과는 좋다. 업무 능률이나 효율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그 이후로 '후속'이 없고 논의 프레임조차 형성되지 않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을 정치적 수사로 생각하고 있지 않은지, 정책 의지가 부족하지 않은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세종시 위상에 대한 더 이상의 성격 논란은 불필요하다. 순리로 풀면 된다. 국무총리실이 세종에 있는데 산하 직속 위원회인 금융위원회와 개인정보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못 옮길 이유는 없다. 국민권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세종시 건설 취지에 맞게 지금 세종에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22대 국회에서 남은 문제를 완결해 초집중과 과밀 해소의 마중물로 삼아야 한다. 행정 분절화에 따른 이중생활을 청산하는 방안이 위원회 이전이기도 하다.
국민통합위, 저출산고령사회위 등은 대표적인 세종시 이전 대상 기관으로 꼽힌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등 업무 주관기관이 있어 수도권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국사편찬위원회와 이북5도위원회도 같은 대상이다. 금융위원회 역시 총리실과 경제부처가 있고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가 들어설 세종으로 향하는 게 타당하다. 수도권 소재 유관기관, 대통령·총리 직속 위원회, 정부 산하 위원회 등의 추가 이전이 필요하다. 입지적으로 비효율의 불씨를 남기지 않는 방법이고 세종시 건설 취지에도 맞는 방향이다. 조속한 이전 유도와 이전계획 변경 고시를 위해 공론화의 길을 찾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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