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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 돌발변수에 지역기업들 내년 경영위축 불가피

비상계엄 이전부터 국내기업 절반가량 긴축경영 예고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내년 경제성장률 1%대 하향조정
탄핵정국 블랙홀 우려감↑... 투자 및 고용 위축 전망

김흥수 기자

김흥수 기자

  • 승인 2024-12-09 17:33

신문게재 2024-12-10 5면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이라는 돌발 변수로 우리나라 경제에 초비상이 걸렸다. 대전지역 경제인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상황에 연거푸 악재가 터지자 내년 경영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9일 경제계 등에 따르면, 내수부진과 글로벌 성장 둔화로 어두운 경기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계엄사태로 지역 경제계에는 부정적인 기류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투자나 생산 확대는 사실상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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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비상계엄 사태 이전이던 지난 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25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인 이상 기업 239개사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49.7%가 내년 경영 기조를 '긴축경영'으로 꼽았다. 이는 2019년 이후 6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여기에 탄핵정국이라는 초대형 악재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대 후반으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실제 씨티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전망치를 한 달 전 1.8%보다 0.2%포인트 낮춘 1.6%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2.2%에서 1.8%로, UBS는 2.1%에서 1.9%로, 노무라는 1.9%에서 1.7%로, JP모건은 1.8%에서 1.7%로 각각 낮췄다.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에 따라 지역 기업들 역시 채용 계획부터 설비투자, R&D 예산 등 긴축 경영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역에서 제조업을 운영하는 한 대표는 "최근 정치 리스크로 혼란스러운 상황이어서 대부분 기업이 긴축경영이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이미 설비투자 계획을 세워뒀지만, 상황을 지켜보면서 계획을 변경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경제단체 관계자는 "경제계 연말모임이 잦은 데, 코로나19 때보다 요즘이 더 어렵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내년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며 "기업들이 당분간은 자금을 최대한 확보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경제계 인사들은 여야 정치권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인은 "지난주 여당이 탄핵 표결을 거부하면서 탄핵정국이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급한 경제 이슈들이 탄핵정국이라는 블랙홀로 빠져들어 가는 게 아닌가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위기 속에 이번 사태까지 터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내년이 더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한 건설사 대표는 "지역 업체들이 수주하는 공사는 관에서 나오는 물량이 대부분인데, 야당의 반대로 내년 예산안 통과가 늦어지면서 걱정이 크다"며 "(기업이)관급공사를 따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현재 상황상 고용도 크게 줄어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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