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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전 5개구 명산 걷기대회를 함께하며

김영기/등산칼럼니스트

김의화 기자

김의화 기자

  • 승인 2025-12-0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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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현대 사회가 도시화될수록 사람들은 자연의 쉼을 더욱 갈망하게 된다. 휴식과 치유를 위해 산을 찾는 발걸음은 매년 늘고 있으며, 산은 이제 단순한 여가 공간을 넘어 삶의 한 부분이자 힐링의 터전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약 70%가 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집에서 30분, 한 시간만 나서면 언제든 산의 품에 안길 수 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주어진 큰 축복이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산을 개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산은 살아 있는 공익 자산이며, 그 가치를 지키는 일은 곧 우리의 삶을 지키는 일이다. 인간이 산에 은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산이 우리에게 쉼과 치유라는 선물을 건네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22년 산림청 조사에서도 성인의 78%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산이나 숲길을 찾는다고 답했다. 매달 산을 찾는 인구만도 2천만 명이 넘는다는 사실은 등산이 우리 국민의 생활 속에서 얼마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보여준다.

대전에는 설악산이나 지리산처럼 1000m가 넘는 대형 산맥은 없지만, 보문산·식장산·계족산·수통골·구봉산 등 아기자기한 명산들이 도심을 에워싸고 있다. 시민 누구나 쉽게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귀한 환경을 갖춘 셈이다. 특히 계족산 맨발걷기, 식장산 일몰, 계족산 일출 등은 사진작가들의 작품에도 자주 등장할 만큼 아름다운 명소로 손꼽힌다.



그럼에도 누구나 산을 찾을 기회를 갖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러한 현실을 보완하기 위해 지역의 정론지인 중도일보는 지난 14년간 '달빛 걷기'를 비롯해 다양한 걷기 문화를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대전 5개구와 협력해 구마다 대표 명산을 선정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걷기대회를 개최하며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구청장과 지역 정치인, 독자와 시민이 함께 걸으며 지역 발전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뜻깊은 소통의 장도 자연스럽게 열리고 있다.

계절마다 각 구의 명소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걷기대회는 시민을 위한 훌륭한 프로그램으로,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행사 내용 또한 한층 다양하게 보강되어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각 구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이 이어지길 바란다. 많은 시민이 즐기는 산행 문화는 단순한 '레저 정책'이 아니라 시민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는 중요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산에 오른다는 것은 취미를 넘어 삶의 축제이자 마음의 쉼이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자연은 더 가까이 다가오고, 환경을 지키는 마음도 깊어진다. 이는 결국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드는 길과도 맞닿아 있다.



올 가을 중도일보가 진행한 유성구 현충원 둘레길(10월 18일), 서구 구봉산(11월 1일), 대덕구 계족산(11월 8일), 동구 대청호(11월 15일), 중구 보문산(11월 22일)으로 이어지는 '대전 5개구 명소 걷기대회'를 모두 완주하며, 지역 언론이 시민과 함께하는 행사의 가치와 필요성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지역 언론이 앞장서 시민과 단체장, 지역 정치인이 자연 속을 함께 걸으며 대화하고 힐링하는 자리를 만드는 모습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러한 소중한 행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각 구의 관심과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김영기/등산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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