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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톡] 흙에서 자란 내 마음, '꿈꾸는 작가들의 행복한 그림책 전'을 감상하고

김용복/평론가

김의화 기자

김의화 기자

  • 승인 2025-12-07 11:17
2025년 12월 6일 오전11시 대전 문화동에 위치한 한밭도서관 제1전시실.

참여작가 아홉별 외 35인. 초등학생을 비롯해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계층의 작가들이 모여 '꿈꾸는 작가들이 행복한 그림책'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번 전시회는 한밭도서관(관장:김혜정)이 주최하고 '한국그림책협회'와 '나비꿈그림책 연구소'가 협찬하여 열었다 한다.

필자가 이 전시회를 관람하게 된 인연은 참으로 우연이었다.

103번 시내버스 옆자리에 앉은 손님과 대화를 나누다가 그림책을 만드는 일을 하는 작가라는 말을 들었다. 호감이 갔다. 평생 동안 글을 써온 나이지만 그림책을 만드는 동화작가와의 만남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기회 있으면 연락해달라고 명함을 건넸다. 그것이 오늘이 있게된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이번 전시는 '흙에서 자란 내 마음'을 주제로 열리며, 대산농촌재단의 2025년 연구지원사업으로, 현장기술연구공모전 당선작 '흙과 함께'와 70~80대 어르신들의 인생을 담아낸 자서전 그림책, 팝업북, 한국그림책협회회원들의 수채화 식물 일러스트, 식물 세밀화, 어린이 창작 팝업북 등 세대와 분야를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했다.

특히 어르신들이 자신의 인생을 그림책 형태로 담아낸 작품과 식물 세밀화 및 수채화는 관람객들에게 삶을 성찰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대산농촌재단은 1991년 교보생명이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농업·농촌 지원 재단으로서,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드높이는 다양한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이번에 전시되는 <흙과 함께>는 2025년 대산농촌재단에서 주최한 2025 농업연구지원사업 '땅심 살리기'를 주제로 한 현장기술연구 공모전 당선작이란다.



내용은 청년 농부가 난관을 겪고 이겨내며 농사의 비결을 터득해 가는 과정을 만화로 표현한 작품으로 일본 세이카 대학과 대학원에서 만화를 전공한 아홉별 만화가의 작품 원화와 만화 내용 중 나오는 땅심 살리기에 필요한 식물들을 '마법의 정원' 공동대표이자 세밀화가인 전옥경이 직접 재배하고 관찰하여 그린 극사실 식물 세밀화(보테니컬 일러스트)를 전시한 것이다.

전옥경 대표는 "세대를 구별하지 않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그림을 그리며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가는 전시로, 한밭도서관이 지역의 문화 향유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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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정원' 공동대표이자 세밀화가인 전옥경 대표의 대회 설명
시인 정지용의 '향수'를 보면 '넓은 벌 동쪽 끝으로/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정지용의 '향수'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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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옥경 작가와 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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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영 작가와 그 작품
이들도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전옥경 스승 밑으로 달려와 펜을 들어 그림을 그리고, 주제에 맞는 글을 썼을 것이다. 설명을 해주는 전옥경 선생님과 필자를 이곳까지 오게 한 권순영 작가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모두가 지성미 넘치는 교양있는 분들이었다. 이들 두 분의 지성미에서 '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어휘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회는 12월 28일까지 열린다 했다. 기회 만들어 한번 더 찾아야겠다.

김용복/평론가

김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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