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공직선거법은 시·도 광역의원의 경우 1명을 뽑는 소선거구제를, 기초의원은 득표수에 따라 2~4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지역주의 투표 성향이 강한 영·호남은 특정 정당이 광역의원을 독식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지역색이 옅은 대전의 경우 거대 양당이 시의회 의석을 번갈아 독식하며, 소수 정당의 진입을 어렵게 하는 등 의회 구성의 다양성을 해치고 있다.
중대선거구제 도입 주장이 명분을 갖는 것은 망국적인 정치 양극화가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정치의 요체인 대화와 타협을 배제한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주로 민주주의와 삼권 분립의 위기를 말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지역구 득표율 50.6%로 161석을, 국민의힘은 득표율 45.1%로 90석을 얻었다. 양당의 5.5%에 불과한 득표율 차이와 의석 점유율의 심각한 괴리는 소선거구제의 부작용이다.
그동안 지방선거 및 총선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거대 양당의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는 계산 앞에서 무력화됐다.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을 위한 법정 시한은 선거일 180일 전인 12월 5일이지만, 정치권은 선거구 획정 논의를 시작도 못하고 있다. 정치 양극화를 타개하는 동시에 정치개혁의 출발점으로 지방선거와 총선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여야 정치권이 진정 국민 통합을 원한다면 중대선거구제 도입 논의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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