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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재선충 확산 ‘비상’···산림면적 넘어선 반출금지

9년 새 4개 면 확산, 우화기 이전 속도전 돌입, 165ha 수종 전환 추진, 예산부족·전담 인력 1명 지적, 파쇄장 가동 중단도 변수···행정 설득 과제로 남아

최병환 기자

최병환 기자

  • 승인 2026-03-03 10:00

신문게재 2026-03-04 13면

- 소나무재선충병이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방제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
- 청양군 재선충은 2017년 7월 화성면 장계리에서 고사목 2그루가 확인되며 시작됨
- 인접 시·군에서 발생한 감염목이 매개충 이동과 기후 조건에 따라 유입될 가능성이 상존함
- 군은 구조적 해법으로 집단 조림사업과 연계한 수종 전환을 제시함
- 올해 방제·치료 예산은 35억여 원에 불과함
- 반복적인 감염목 제거와 예방 중심의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효과를 봄
- 재선충 확산은 단순한 산림 문제가 아님
- 산사태 위험 증가, 경관 훼손, 지역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
- 방제 체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행정의 설득과 주민 수용성 확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임

청양 재선충
청양군 화성면 화강리 일원 산림이 재선충에 신음하고 있다.(청양군 제공)
청양의 산림이 신음하고 있다. 이른바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이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방제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군에 따르면 소나무 반출금지구역은 3만4142ha. 군 전체 산림면적(약 3만1500ha)을 넘어서는 규모다. 행정구역 경계를 촘촘히 묶어 확산을 차단하겠다는 조치지만, 그만큼 상황이 엄중하다는 방증이다.



청양군 재선충은 2017년 7월 화성면 장계리에서 고사목 2그루가 확인되며 시작됐다. 9년이 지난 현재 화성·남양·대치·정산면으로 확산하고 있다. 재선충병은 선충(Bursaphelenchus xylophilus)이 소나무 조직 내 수분 이동을 차단해 고사를 일으키는 급성 산림 전염병이다.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감염목에서 건강목으로 이동하며 병을 퍼뜨린다. 감염되면 수개월 내 고사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속도다. 산림은 행정구역 경계를 따지지 않는다. 인접 시·군에서 발생한 감염목이 매개충 이동과 기후 조건에 따라 유입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군락 단위 집단 고사가 확인되며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군은 올해 방제 효과 제고를 위해 우화기(5월) 이전 신속 집행에 나설 계획이다. 감염목 제거와 예방 나무주사를 앞당겨 매개충 활동 전 확산을 차단하겠다는 복안이다.



관광지와 문화재 주변에는 예방 나무주사를 확대해 경관 훼손을 최소화하고, 고사목 제거를 병행해 2차 피해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국가 선단지 확산 경계지역을 우선 방제해 외곽 차단선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군은 구조적 해법으로 집단 조림사업과 연계한 수종 전환을 제시한다. 소나무 단순림을 혼효림으로 바꿔 병해충 저항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조림 대상은 165ha. 이 가운데 113ha를 재선충 극심지역으로 우선 선정해 방제비 약 18억 원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조림비 중 산주 자부담 10%(ha당 100만 원)을 지원해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사유림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상 산주 협조가 관건이다.

그러나 군의 올해 방제·치료 예산은 35억여 원에 불과하다. 감염목 벌채·파쇄, 훈증, 나무주사, 예찰, 이동통제까지 포함하면 광역 확산을 제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장에서는 최소 100억 원은 돼야 체계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선충 방제는 일회성 사업이 아니다. 반복적인 감염목 제거와 예방 중심의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효과를 본다. 단년도 예산 구조로는 중장기 관리에 한계가 있다.



특히 주무부서인 산림보호팀은 팀장을 포함해 5명이 업무를 맡고 있지만, 재선충 전담 인력은 1명에 불과하다. 예찰·행정·집행·민원 대응이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에서 인력 부족은 현장 대응의 한계로 지적된다. 드론·위성영상 기반 모니터링, 인접 시·군 공동 예찰, 목재 이동 통제 강화 등 광역 협업이 병행되지 않으면 '사후 처리'의 반복을 끊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재선충 확산은 단순한 산림 문제가 아니다. 칠갑산을 비롯한 산림 자원은 지역 정체성과 관광의 핵심 자산이다. 산사태 위험 증가, 경관 훼손, 지역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100억 원대 재원 확보, 우화기 이전 집행, 극심지역 우선 조림, 산주 참여 확대, 국가 경계지역 차단선 구축까지 올해는 청양 재선충 대응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편, 군이 재선충 방제를 위해 임산물 파쇄장을 사용 승인해 놓고도 주민 민원으로 현재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또 다른 과제로 남아 있다. 감염목의 신속한 파쇄·처리가 방제의 핵심임에도 처리 시설이 정상 운영되지 못하면 현장 대응 속도 저하는 불가피하다. 방제 체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행정의 설득과 주민 수용성 확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양=최병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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