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나! 이는 사람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나면 오만과 독선에 빠지기 쉬우므로 이를 경계하라는 뜻이 담긴 말로 전해오고 있다.
열흘 붉은 꽃이 없고 달이 차면 기운다는 만고불변(萬古不變)의 진리를 특히 선거를 통해서 당선된 정치인들은 누구나 다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경구(驚句)가 아닌가 한다.
이 말은 또 권력 앞에서 겸허한 자세로 임한다면 훗날 권력을 놓은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중과 이해를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을 전해 주기 때문이다.
179석 거대 민주당의 대통령으로 지난 3월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 결과가 바로 이러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의 냉엄한 가르침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새겨주고 또 다가 오는 6월, 지방 선거에서도 그 결과가 확인될 것이다.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와 179석 민주당은 지난 5년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헐뜯지 말고 미래를 위한 경쟁을 벌이고 서로가 아우르는 국민 대통합의 정치를 펼쳐 화합과 소통(疏通)으로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 이에 따른 탕평(蕩平)인사도 단행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앞을 가리고 있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들의 의식도 많은 변화를 가져 왔다. 한마디로 시대에 맞는 정치가 펼쳐지고 능력 있는 숨은 일꾼들이 발굴돼 탕평인사까지 이루어졌더라면 그게 곧 국민대 통합을 이루는 선진정치(先進 政治)가 아닌가 싶다.
사람 쓸 때 지, 사, 공(志事功), 세 가지 기준 살펴
중국 진(秦)나라 때 사계절(四季節)의 순환과 만물의 이치와 변화, 인사(人事)로 인한 치란(治亂)과 흥망성쇠, 길흉관계를 기록하고 있는 여씨춘추(呂氏春秋)에도 태상(太上) 이 사람을 쓸 때 지, 사, 공(志, 事, 功) 이 세 가지 기준을 들었다.
첫째는 뜻(志)에 두었으며 둘째는 일(事)로 삼았고 셋째는 공(功)으로 썼다고 한다. 뜻은 덕을 존중하여 탕평(蕩平)의 인사로 백성들을 다스리게 하였음이요. 일(事)은 능력 있는 인재를 찾아내 일로써 백성을 다스리게 하였음이며 공은 공을 이룬 사람에게 내리는 상(賞)과 같이 보은(報恩)의 인사와 같다고 하였다.
따라서 순리(順理)라든가 안정이라는 말을 쓰게 될 경우 그 실상은 다름 아닌 모든 자리가 제대로 잡힌 상태를 지적하는 의미로 볼 수 있으니, 한 가정이나 한 직장, 더 나아가 한 나라에서 모든 자리를 앉을 사람 그 한 사람에게 앉도록 해야만 될 것이다.
가까운 예로 어느 가정에 들어섰을 때 그 집의 가구나 집기들이 제대로 놓일 자리에 잘 정돈되어 있는 경우 우리는 조화와 안정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그렇지 않고 무질서하게 뒤죽박죽 배치한 가정에서 는 알게 모르게 불안과 불편까지도 느끼게 마련이다.
하물며 한 직장, 한 나라의 요직이나 자리를 정함에 있어 적재적소나 인선의 타당성을 무시하고 무분별하게 기용하는 경우, 그 부작용과 역기능은 언젠가 그 직장인, 그 국민에게 피해로 돌아갈 것은 자명한 노릇이다. 심한 경우 위인설관(爲人設官)의 흠도 나오기 마련이다. 과거 인사는 만사라고 했던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출범 이후 가신(家臣)들 위주의 인사야말로 그리 보기 좋은 예(例)가 아니었다.
오만과 불통은 국론분열과 신뢰를 떨어뜨려
무릇 옛사람들은 위정자가 써야 할 사람을 찾지 않는 것도 잘못이요, 써야 할 사람을 너무 일찍 버리는 것 또한 잘못이라고 했다. 임기가 만료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도 마치 영원한 권력을 거머쥐기라도 한 듯 국민의 참뜻을 외면한 채, 불통의 내로남불 정치로 시대착오적 국정 운영을 고집하다 심각하게 사회적 신뢰를 잃고 급기야 정권까지 재창출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나고 있지 않는가.
국민 대통합의 정치를 표방했던 문재인 정부 지난 5년을 뒤돌아보자. 대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채 민생문제 등 정치, 경제, 사회를 비롯한 국정 전반에 걸쳐 산적한 현안 문제들은 외면한 채 적폐청산과 소득주도성장, 남북 비핵화 문제 등에만 몰두해 오면서 국민을 좌우 양극화로 편 갈라 오지 않았던가!
이처럼 좌우 양극화로의 정치적 성향을 하루속히 벗어나 국민 대통합의 정치를 펼치고, 이를 위한 탕평의 인사로 공직사회 분위기를 일신하였더라면 오늘의 우(愚)를 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비록 작은 사안이라 할지라도 관계 부처와 각 광역단체와 기초단체, 지방의회 또 다른 정당 간에도 견제와 협력을 통해 합리적인 접점(接點)을 찾아가는 과정을 유도해 왔었더라면 이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요, 민주주의의 실현이라 했을 것이다.
중국 진(秦)나라 유명한 정치가 ‘상앙’이 남긴 ‘상군서(商君書)’에는 백성이 싫어하는 일을 정치가 행하면 백성이 약해지고 백성이 좋아하는 일을 정치가 행하면 백성이 강해지고 나라도 강해진다 했다.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권과 179석 거대 민주당은 향후 정치발전을 위해서라도 오는 6월, 지방 선거를 앞두고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의 가르침을 깊이 새겨 항상 스스로 삼가는 마음 잃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남계 조종국(원로서예가. 전 대전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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