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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때녀' 원조 도시 대전에 부는 축구 붐! 여자축구 전성시대가 왔다

금상진 기자

금상진 기자

  • 승인 2022-05-03 16:45
  • 수정 2022-05-0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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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클럽 서구여성축구단이 지난달 4일 안영생활체육공원에서 창단식을 갖고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대전스포츠클럽)
우리가 대전판 골때리는 여자들입니다!

말 그대로 '여자축구 전성시대'가 왔다. 예능프로 '골때리는 그녀들'의 인기로 시작된 여자축구 붐이 지역에서도 뜨겁게 확산 되고 있다. 천변 공원이나 풋살장에서 여성들이 공을 차는 모습은 더는 신기한 장면이 아니다.

지난달 4일 대전 안영생활체육공원에서 대전스포츠클럽 서구 여성축구단이 창단했다. 대전 중구 스카이, 동구 나누미, 대덕구 보라미에 이어 4번째로 대전 자치구를 대표하는 여자축구팀이 창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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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구 보라미 여자축구단이 지난달 4일 새롭게 출발하는 재창단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대전여자축구연맹)
여자축구 붐은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했지만 골때녀의 원조는 25년 전 대전에서 시작됐다. 2002한·일월드컵 유치로 전국이 축구 열기로 가득했던 1997년 6월 전국최초로 대전 YMCA 여자축구팀이 창단했다. 평범한 주부였던 손혜미 전 서구의회 의원이 '여자들이 무슨 축구팀을 만드냐'는 면박을 감수하며 여자축구단을 창단했고 이듬해 제1회 대전시장기 여자축구대회가 대전에서 열렸다.

당시 창단 멤버로 참여했던 김승은 대전 여자축구연맹회장은 "여자들이 운동장에서 공을 찬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생소했고 비판적인 시각이 많았다"며 "남편 몰래 운동하러 축구장에 갔다가 가족들 저녁 시간에 맞춰 부랴부랴 집으로 향하는 일이 잦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여자축구를 바라보는 따가운 눈총을 감수하며 시작된 여자축구는 조금씩 입소문을 타며 대전 전역으로 확산됐고 2002월드컵을 치르며 전국으로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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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최강을 자랑하는 대전 중구 '스카이' 여자축구단(대전여자축구연맹)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했던 여자축구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40대 중반이 태반이었던 여자축구 동호회에 최근 2~30대 여성들이 가입하며 연령대도 대폭 젊어지고 있다. 김귀현 대전 스카이 여자축구단 총무는 "특별히 홍보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축구단 가입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팀 관리 차원에서 당분간 신입회원 가입을 중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여자축구 붐은 풋살장에도 불고 있다. 지난 1일 개최된 대덕구청장배 생활체육 풋살대회에는 22개 클럽 250명의 풋살 동호회원들이 참석했다. 남성들과 어린이들이 주를 이뤘던 지난 대회와는 달리 여성축구 동호인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여자축구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허은주 대전풋살연맹 사무국장은 "연맹에 등록되지 않은 풋살 동호회 인구를 고려한다면 족히 수백 명은 넘게 활동하고 있을 것"이라며 "다음 대회에 몇 개의 여성축구팀이 참여할지 예측이 불가할 정도"라고 말했다.

대전시축구협회도 여자축구 인기에 맞춰 지역 축구발전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김명진 대전축구협회장은 "오는 6월 19일에 열리는 대전시장기 전국여자축구대회를 그 어느 해 보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치를 예정"이라며 "여건이 갖춰진다면 지역 여자축구팀이 참여하는 여성축구리그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성축구인들이 지역에서 마음껏 운동할 수 있도록 대전시를 비롯해 체육회 등과 업무 협조를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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