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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복숭아 논쟁

송미나 대전중앙청과 대표

송익준 기자

송익준 기자

  • 승인 2022-06-12 08:51
송미나 중앙청과 대표
송미나 대표
바야흐로 복숭아의 계절이 시작되었다. 여름 과일하면 많은 이들이 수박을 먼저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여름 과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복숭아다. 복숭아는 색과 질감이 부드럽고, 과즙이 풍부하며 향이 달콤한 과일로 6~9월까지가 제철이다. 복숭아는 품종이 매우 다양하여 전 세계에 약 3,000여 종이 분포해 있고, 이 중 국내에서 주로 유통되는 것은 20여 종 이상이다. 올해 유독 가물었던 봄철 날씨의 영향으로 작황이 좋지 않으며 물가 인건비 상승의 여파로 복숭아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숭아는 오래된 역사를 가진 과일로 대표된다. 실제로 2015년 중국에서 복숭아 화석이 발견되었다. 이 복숭아 화석은 260만 년 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래 복숭아는 원산지가 중국이었다고 알려졌지만, 이렇게 오래전부터 중국에서 복숭아가 있었을 줄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사실이었다.

이러한 오랜 역사로 인해 많은 이야기에서 복숭아에 관한 내용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복숭아 꽃이 활짝 피어있는 낙원이라는 의미를 지닌 무릉도원(武陵桃源)은 아름답고 평화로워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그리워하는 이상향을 뜻한다. 또한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에 태어날 수는 없었지만,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에 죽기를 원합니다"의 주옥같은 명대사가 나온 유비 관우 장비의 의형제도 복숭아밭에서 한 약속인 도원결의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인 손오공이 오행산에 갇히게 된 이유도 서왕모의 복숭아밭에서 복숭아를 모조리 훔쳐먹었기 때문이다.



손오공도 탐을 냈던 과일인 복숭아가 드디어 6월 초 첫 출하를 시작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복숭아의 출하를 앞두고 경매사들과 재미있는 논쟁을 하였다. 복숭아 산지와 앞으로의 소비 트렌드를 논하던 중 과육의 단단한 정도에 있어서 의견 차이가 발생했다. 말랑한 복숭아와 딱딱한 복숭아 중 어떤 것이 더 많이 소비될 것인가를 이야기하다가 진정한 복숭아는 과즙이 풍부하고 달콤한 ‘물복’(말랑한 복숭아)파와 먹기에 편하고 젊은 층이 선호한다는 과육이 단단한 ‘딱복’(딱딱한 복숭아)파로 나뉘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모두들 과일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으로 이 세상에는 과일이 물렁한 복숭아와 딱딱한 복숭아만 있는 듯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였다. 언제 이렇게 회의가 열정적인 적이 있었나 할 만큼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경매사들에게 결국 그럼 올해 한번 열심히 팔아보고 데이터로 정리합시다라는 말로 회의를 마무리하였다.

살펴보면 우리 주변에는 먹거리에 대한 이러한 재미있는 논쟁이 종종 있다. 탕수육을 먹을 때 소스를 부어 먹어야 한다는 ‘부먹파’와 찍어 먹어야 한다는 ‘찍먹파’, 아이스크림은 민초맛 아이스크림이 제일이라는 ‘민초파’와 치약맛이 나서 절대 안된다는 ‘반민초파’, 최근에는 ‘깻잎을 먹을 때 이성 친구에게 깻잎을 떼어줄 수 있다’와 ‘절대 안 된다’는 논쟁이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이제 고백하노니 탕수육은 찍어 먹어야 한다는 찍먹파이자 오래전부터 치약에 사용된 민트향으로 인해 민초맛 음식을 거부하고 어려서부터 엄마가 떼어주던 깻잎을 먹었던 나는 깻잎을 떼어주는 것은 엄마의 정을 느끼는 거라 정들면 큰일 난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처럼 이성 친구에게 깻잎을 떼어주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리고 복숭아는 누가 뭐래도 역시 물렁물렁한 것이 진리라고 생각한다.

복숭아 계절의 시작과 함께 복숭아 한입에 무릉도원의 향기를 맡아보고 또 다른 한입에는 도원결의의 의리를 그리고 손오공이 먹었던 복숭아는 물렁물렁한 복숭아일까 딱딱한 복숭아일까 상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더운 여름의 시작 재미있는 복숭아 한입을 권해본다.

/송미나 대전중앙청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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