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중 신부 |
김인중 신부 동생 김억중 건축가(한남대 명예교수) |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스테인드글라스와 유화 작가로 널리 알려진 김인중 신부의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빛섬비술관 건립과 미래지향적인 예술의 의미를 발굴하기 위해 빛섬포럼이 공식 출범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인중 미술관 건립을 위한 빛섬포럼이 2일 오후 2시 대부도 유리섬박물관(관장 김동선. 맥아트(주)대표이사)에서 개최된 자리에서 김인중 신부는 반갑게 필자를 맞아줬다.
김인중 신부와 초, 중, 고, 대학교 동문인 오응준 전 대전대 총장이 김 신부와의 오랜 인연을 이야기하며 축사하고 있다. |
김인중 신부는 “빛섬은 세상에 빛을 나누어주는 사람 또는 장소를 뜻한다”며 “빛을 향해 가슴을 연다는 것은 뭔가를 베푸는 것처럼 그 황홀함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또 “예술이란 어둠에서 벗어나 빛으로 향해가는 끊임없는 과정”이라며 “저는 말이 통하지 않아도 모두가 함께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세계화를 그리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고 말했다.
김용재 빛섬포럼 추진위원장이 빛섬포럼 창립에 이르기까지의 경과 보고를 하고 있다. |
변주선 빛섬포럼 회장이 인사말하고 있다. |
김 신부는 “어느 작품인들 소중하지 않겠냐마는 차드공화국 소재 ‘평화의 성모 대성당’에 설치될 90여 점의 스테인드글라스는 더 특별하다”며 “무슬림인 반, 기독교 인 반인 그 나라에서 누구나 찾아와 기도할 수 있는 성소를 마련한다는 데 뜻을 두었다”고 말했다.
김명원 대전대 교수가 이날 빛섬포럼의 진행을 맡았다. |
변주선 회장은 “빛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임인 빛섬포럼은 김인중 신부님의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빛섬미술관 건립과 미래지향적인 예술의 의미를 발굴하기 위해 공식출범했다”며 “빛을 주는 것은 자연이고, 그 빛을 모아 빛섬을 만드는 것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빛섬포럼의 몫”이라고 말했다.
김동선 유리섬 (주)관장이 유리공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미영 바이올리니스와 김정열 기타리스트가 이날 빛섬포럼에서 아름다운 축하 연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
(주)빛섬 재정총괄이사인 김인중 신부 누이동생 김계중 수필가(전 대전대 교수)가 빛섬포럼 발기인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
김인중 신부의 막내동생인 김항중 대전대 교수가 빛섬포럼 참가자들에게 감사 인사말하고 있다. |
김인중 신부와 필자와 빛섬포럼 발기인 이가희 시인(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원장). |
김 김억중 건축가(빛섬미술관장와 필자와 이가희 시인. |
김 교수는 빛섬 미술관에 대해 “충남 태안군 고남면 장곡리 2024평 대지 면적에 철근콘크리트 구조 4층으로 지어 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빛섬포럼 발기인 중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김인중 신부님의 예술이 곧 카이스트 코드”라며 카이스트 학술문화관 1층에 60평 규모의 아틀리에를 마련해 2022년 말 개관예정인 김인중홀에 설치될 스테인드글라스 원화작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고 캠퍼스 내에 숙소를 제공했다. 열악하기 그지 없었던 프랑스 수도원 다락방에서 추위와 더위에 떨며 작업해야 했던 김 신부로서는 화업 60년 이래 처음으로 쾌적한 환경에서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이광형 총장은 “수세기 동안 잠자고 있던 공간을 김인중 신부님의 색채가 뒤바꾸어 놓았다”며 “빛섬에서 만들어지는 한류의 빛들이 시대, 종교, 이념, 세대, 민족 간의 갈등을 넘어 치유와 평화, 일치의 메시지로 전해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인중 신부는 이날 “틀에 박힌 예술의 유혹을 뿌리치고 외롭더라도 저는 저의 길을 가고자 한다”며 “기교보다는 따뜻한 손놀림이 훨씬 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진리가 그러하듯 거침없는 붓놀림만이 저를 자유롭게 해준다”며 “바로 자유와 진리는 한 원천”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예술이란 어둠에서 벗어나 빛으로 향해 가는 끊임없는 과정”이라며 “저는 말이 통하지 않아도 모두가 함께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세계화를 그리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쩌면 제 그림이 서양의 추상화 같으면서도 동양의 수묵담채화처럼 보이는 것도 그런 연유일 것”이라며 “제 그림은 동양화나 서양화가 아니라 세계화”라고 말했다. 또 “인간은 이것저것 분열하지만 빛은 구별없이 온 세상에 내리 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용도와 기능을 벗어버린 유리그릇과 병들이 미지의 형태로 빛과 색의 조화 속에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피카소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김 신부가 유리 그릇 위에 스테인드글라스 기법을 활용해 새로운 표현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대부도 유리섬박물관 유리공예시연장에서 이날 김동선 유리섬박물관 관장은 김인중 신부의 작품과 유리공예 협업을 시연해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김동선 관장은 “김인중 신부님과 제가 협업해 김 신부님의 유리공예시대 서막이 이 곳 유리섬박물관에서 열리게 됨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리섬박물관 마당에는 김억중 한남대 명예교수가 설계한 스테인드글라스 경당이 들어설 예정이다.
유럽 굴지의 스테인드글라스 장인들과 작업을 하면서 전통기법을 벗어나 판유리에 직접 그림을 그래 780도에 구워내는 기술적 진화를 이끌어온 김 신부는 이제 한국 대부도 유리섬박물관 김동선 관장과 함께 스테인드글라스는 물론 기존 유리공예에 스테인드글라스 기법을 가미해 평면에서 입체에 이르기까지 빛-색-유리가 하나가 되는 미지의 표현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이는 세계 최초의 예술장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복원 사업과 지역공동체 활성화에도 빛섬정신이 빛을 발하고 있고, 청소년 문화예술교육을 통해서도 빛섬 정신을 구현하고 있다. 그 소중한 교육, 문화컨텐츠를 조성 유지관리하기 위해 빛을 나누고자 하는 이들이 기부에 동참하고 있는 중이다.
김용재 빛섬포럼 추진위원장은 호서문학 제4호(2008년 겨울호)에 아래 시를 게재했다.
그리고 그는 빛을 그린다
-재불화가 김인중 신부
그는 하느님 손을 만지며/가슴 속 어둠을 밀어낸다/눈 앞이나 발등, 안개를 뜯어내며/뒤엉킨 차별의 뿌리를 뽑는다/그리고 그는 빛을 그린다/마리아의 꿈을 그린다/부활 어머니, 나비의 혼을 그린다/무지개 탄 선녀의 옷빛이다/이 세상 저 세상 자유의 속빛이다.
위 시는 빛섬포럼 창간호(2021-2022) 무크지에 실려 있다.
빛섬포럼 창간호에는 유안진 시인(서울대 명예교수)과 이해인 수녀 시인의 축시도 담겨 있다.
빛의 화가, 김인중 세계화전은 2021년 12월21일부터 2022년 7월31일까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부흥로 254 유리섬미술관(맥아트미술관)에서 김동선 관장 전시총괄, 일죽 메세나 김억중 대표 전시기획, 김성호 평론가, 신승환 철학과 교수 평론가의 평론 속에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교회에서는 이색 화가, 미술계에서는 이색 사제’로 불려온 재불화가 김인중 신부의 화업 60년을 소개했던 2020년 한가람미술관에서의 대규모 회고전 이후 소개되는 올해 첫 전시다. 올해 83세에 이른 원로 신부 화가의 개인 미술관을 준비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펼쳐지고 있는 이번 전시는 그간의 회화로부터 스테인드글라스, 세라믹 작업을 두루 선별하고 신작 여러 점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주님, 소외된 이들과 내쳐진 환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참 빛을 비추어주시고, 이끌어주시는 달처럼 제 가슴을 어루만져 주십시오.”
김 신부의 작품에 대해 외국의 어느 미술평론가는 ‘천사가 그림을 그린다면 그의 그림과 같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KBS 다큐인사이드 ‘천사의 시’에서 “추상예술이라는 작품들에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하늘나라는 단순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이 지상은 복잡하다”며 “더 큰 꿈을 꾸어야 하고, 후라 안젤리코의 환희에 넘치는 색조들을 공간에 담기 위해 시간을 더 바쳐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방스의 햇살, 남불 하늘이 나를 부른다”고 말했다.
하느님의 빛은 꺼지지 않는 희망이라고 말하는 김 신부는 채색된 유리 조각을 이어 붙이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서예 붓 등으로 유리 원판에 직접 그리고 있다.
김 신부의 스테인드글라스 설치 이후 가이드 미슐랭으로부터 별 3개를 받았고, 프랑스 관광명소 100곳에 등재된 브리우드 셍 쥴리앙 성당은 김인중 신부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37점이 배치돼 있다. 그는 브리우드 대성당에 한류를 불어넣었다.
한편 김인중 신부는 1940년 부여 출생으로 대전중, 대전고, 서울대 미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스위스 프리부르대와 파리 가톨릭대에서 수학했다. 국전 특선, 민전 1회 대상을 수상한 김 신부는 도미니코수도회에서 1974년 사제서품을 받았고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며 파리 쟈크 마쏠 화랑에서 첫 개인전 이래 전 세계 200여 곳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사르트르 대성당을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등 세계 40여 개 국에 김 신부의 작품이 설치돼 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파블로 피카소 작품들과 3차례나 공동전시회를 했다. 유화로 시작해 스테인드글라스, 도자에 이어 유리공예로 작품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김 신부는 프랑스 정부가 주는 문화예술훈장인 ‘오피세’를 받았고,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프랑스 가톨릭 회원에 추대됐다. 프랑스 중부의 소도시인 앙베르의 옛 재판소 자리에는 김인중 미술관이 들어서 있다. 2021년 12월 스위스 르 마탱지는 김인중 신부를 세계 10대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로 선정했다. 김 신부는 올해 카이스트 김인중홀 개관에 이어 서울대 졸업생에게 수여되는 제24회 관악대상을 수상했다.
자전적 수필집으로 <우물속에 뜨는 별>,<빛은 춤을 춥니다>,<삽화가 실린 희망과 기도> 출판을 비롯해 시편 묵상집을 다수 집필했고, 프랑스 학술원 회원인 Francois Cheng 이 김인중 작가에게 바친 시집을 출판했다.
한국에는 대전 자양동성당과 용인 신봉동 성당에 김 신부의 <빛섬>이 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