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2022 보령해양머드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출처=김태흠 충남지사 페이스북] |
애초 윤 대통령의 개막식 참석은 취소될 가능성이 컸다. 실제 대통령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지역 일정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지역경제 활성화와 김태흠 충남지사의 거듭된 요청으로 윤 대통령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됐다고 한다.
사실상 윤 대통령의 결정으로 일정이 진행된 셈인데 그 배경을 놓곤 2가지 분석이 나온다.
먼저 김태흠 충남지사와의 관계다. 충남 보령·서천은 김 지사가 국회의원 3선을 지낸 곳이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국민의힘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 중이던 김 지사에게 충남지사 출마를 권유했다. 김 지사는 새 정부 국정운영 동력을 위해선 지방선거 승리가 절실하고 충남이 윤 당선인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점에서 출마를 결심했고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지사와의 대결에서 '윤석열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승리했다. 지역구이던 보령·서천 보궐선거에서도 장동혁 국회의원이 당선되면서 정치적 기반을 모두 지켜냈다.
윤 대통령과 김 지사의 관계는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김 지사는 대선 캠프에서 정무특보단장을 맡아 윤 대통령을 가까이서 도왔다. 윤 대통령도 후보 시절 충남 보령 유세에서 "김태흠 의원이 잔소리를 엄청나게 하는데 제가 아주 경청하고 늘 존중한다"며 김 지사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두 사람의 관계를 미뤄볼 때 윤 대통령의 이번 개막식 참석은 김 지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보령해양머드박람회가 김 지사에게 첫 번째 대형 행사인 만큼 윤 대통령이 직접 적극적인 지원 행보에 나섰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두 번째는 지지율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직무수행 긍정평가가 30%대에 그치면서 정치적 고향인 충청의 지지율 기반을 다지기 위한 목적이 담겨있단 얘기다.
한국갤럽이 12~14일 전국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대전·세종·충청에서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4%,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5%였다. '충청의 아들'을 자처하는 윤 대통령에게 충청권의 지지율 하락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정당 지지도도 대전·세종·충청에서 더불어민주당이 42%를 기록해 국민의힘(36%)을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앞서 보수진영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런 만큼 윤 대통령이 충청행에 나서 흔들리는 지지층을 다잡는 한편 자신의 지지율도 끌어올리는 계기로 활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역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개막식 축사에서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여름방학 때 대천해수욕장에 해수욕을 즐기러 왔던 기억이 아주 새롭다"며 "충남은 대한민국의 중심이고 환황해 해양경제권의 중심이다. 성장 잠재력이 큰 충남이 미래 먹거리, 양질의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