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이 '부산시의회 운영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손충남 기자 |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부산시장을 비롯한 자치단체장을 석권했을 뿐 아니라 부산광역시의원 47석 중 45석을 차지하면서 부산시 의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독점 혹은 불통의 우려가 존재하는 가운데 제9대 부산시의회는 의장단을 비롯한 원구성을 신속하게 마무리하며 의정활동에 돌입했다.
특히, 전반기 의장에는 최다선인 4선의 안성민 시의원이 선출됐다. 찬·반 형식으로 진행된 투표에서 안 의원은 전체 47명의 의원 중 찬성 46표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의회와 행정이 모두 국민의힘에 집중되며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본지는 안성민 의장을 만나 시의회 운영 방향과 부산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먼저, 안 의장은 제9대 부산시의회는 무엇보다 배려와 존중의 의회가 되겠다는 목표를 천명했다. "다선은 초선을 배려하고 초선은 다선을 존중하며 나아가 다수당은 소수당을 배려하고 소수당 역시 다수당을 존중해 조화롭게 화합하고, 뜨겁게 단결하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밝힌 그는 "이런 저의 원칙에 모든 의원님들께서 동의해 주신 덕분에 의장단 구성부터 상임위 배분까지, 역대 가장 원만하게 화합지향의 원 구성이 가능했다"고 일각에서 말하는 '독단', '일방향'을 경계했다.
그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다 보니 견제·감시 기능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9대 의회 의원 모두, 시정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해 시민의 선택을 받지 못한 제8대 의회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교훈 마음 깊이 새기고 있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다 보니 함께 힘을 모아 도와야겠지만 시정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야당인 민주당보다 먼저 나서 견제하겠다"고 강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안 의장은 부산시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민생위기 해결을 꼽았다.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부산의 기초생활 수급 시민의 수가 30%나 늘어서 2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며 "민생의 위기를 조속히 해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포스트코로나 민생회생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경제·복지·의료·안전·교육 등 전 분야에서 무너진 시민생활 전반의 피해상황을 살피고 복구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역 자영업·소상공인에게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 필요한 지원을 적기에 제공할 수 있도록 시의회 차원의 소통 창구 마련하겠다"면서 ""시 금고은행을 비롯해 시중은행과 자영업·소상공인 대출금리 인하를 협의하고, 소상공인 지원 전담 기관인 부산경제진흥원과 상시적으로 협의, 자영업·소상공인 지원책을 추가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안 의장은 "9대 시의회는 민생을 챙기는 것과 아울러, 모든 역량을 동원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 가덕신공항 조속 건설 등 부산의 미래사업이 속도 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며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지원특별위원회를 출범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저를 비롯한 의원 모두가 정부와 국회, 정치권 등 가능한 모든 네트워크를 동원해 부산시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엔진, 국가 백년대계로 일컬어지는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전했다.
그는 "수도권 중심 체제에 맞서 비수도권을 회생시키는 유일한 대안이고 부울경 주민 86.4%가 찬성한다"면서 "비록 경남과 울산 신임 지자체장들이 소극적 자세를 보이면서 불투명한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인구 유출과 경제 위기 등 고사 직전에 빠진 동남권의 절박한 현실을 계속해서 외면하고 각자도생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막무가내로 인위적으로 결합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울산과 경남의 우려를 이해하고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정치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며 "소관, 행정문화위원회를 중심으로 이해하고 조율할 쟁점이 무엇인지 면밀히 살펴본 후, 부·울·경 3개 광역의회가 우선 만나 막힌 물꼬를 틀겠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시 인구수 감소 문제에 대해 '제일 걱정되고 아픈 부분'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특히 청년들이 해마다 1만 명씩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은 아주 심각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부·울·경 메가시티'의 연대와 협력 강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인 것은 20대 초반 청년의 순유입(2019년 664명, 2020년 1460명)이 늘고 있어. 이렇게 들어온 청년들이 부산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 의장은 "'힘 있는 의회, 일하는 의회'는 의원의 역량 강화가 필수적인데 현행 지방자치법이 보장하는 정책지원 전문인력 확충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광역의원 보좌관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보좌관제 도입을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광역의회 의원들도 후원회를 꾸릴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고 모은 후원금은 온전히 보좌관 인건비로만 쓰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지역 대학 출신 인재들을 보좌관으로 우선 채용하면 청년 실업 해소와 지역 일자리 창출, 청년 인력 자기 계발 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장은 "지금 부산은 대단히 중요한 골든타임에 있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가덕신공항 개항 등 국가사업이라해도 과언이 아닌 대역사를 동시다발적으로 펼치고 있다"며 "제9대 부산시의회는 시민의 입장에서 민생을 최우선적으로 의정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시민의 아픔을 달래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부산시민들의 힘찬 응원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안 의장은 "민생의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제9대 부산시의회의 역할이 대단히 크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배려와 존중의 원칙'을 잘 지켜 제9대 부산시의회를 역대 최강의 의회로 만들어 일하는 의회로써 시민께 봉사하고 지방자치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편 안성민 의장은 영도 출신으로 부산대 법대 학생회장과 한나라당 영도지구당 청년위원장을 거쳐, 제4대, 제5대, 제6대 부산시의원을 지냈다. 그리고 10년 만에 제9대 부산시의원으로 부산시의회에 재입성해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부산=손충남 기자 click-k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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