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전 유성구 발달장애인 지원센터에서 만난 김한나(가명·21)씨. 그는 도전적 행동을 보이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으로 대전발달센터의 지원을 받아 도전적 행동지원 서비스를 받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
9월 9일 대전 유성구 한 주간활동서비스 제공기관에서 만난 김한나(가명·21)씨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은 듯 큰소리로 괴성을 지르며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그는 자해 등 도전적 행동을 보이는 최중증 발달 장애인이다.
이러한 한나 씨의 행동에 센터 복지사들은 익숙한 듯 미리 챙겨 놓은 레이스가 달린 옷을 건네며 그녀를 중재했다. 옷을 갈아입은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5분여 만에 진정된 모습을 보이며 얼굴엔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였다.
손효정 대전발달센터 대리는 "오늘 입고 온 옷이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라며 "꾸미기를 좋아하는 한나 씨는 화려한 목걸이나 장식품을 주면 바로 진정 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한나 씨는 이곳 센터에서 주간활동서비스와 대전 발달센터의 '찾아가는 행동중재 서비스' 대상자로 선정돼 3개월가량 행동지원 서비스를 받고 있다. 행동지원 서비스를 받기 전 그의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지역 복지센터 대부분이 성인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전문가가 없던 탓에 한나 씨는 서비스를 거부당해 왔다. 결국, 집안에서만 생활하던 한나 씨는 자해 행동이 심각해져 얼굴 한쪽이 변형될 정도로 심각한 자해 행동을 멈추지 못하고 있었다.
홍점숙 베어라이프 주간활동센터장은 "처음 한나 씨가 이곳에 왔을 때 심할 때는 3시간 이상 도전적 행동을 보였지만 지금은 10분도 안 돼 진정될 만큼 눈에 띄게 좋아졌다"라며 "자해 행동은 이미 중단됐고 진정 되는 시간이 단축되는 좋은 모습을 보이지만 행동지원 서비스가 중단되면 다시 상태가 악화 될까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도전적 행동을 보이던 한나 씨는 레이스가 달린 옷으로 갈아입은 뒤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상담사와 함께 자신이 좋아하는 목걸이를 만드는 활동을 이어갔다. (사진= 김지윤 기자) |
발달 센터는 행동지원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집안에 고립된 성인 발달장애인들을 위해 '찾아가는 행동중재 지원·행동인지 AI 기반 시스템·전문 활동지원사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사회참여를 제한받아 왔던 성인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을 지원해 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대전 지역 내에서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전문가와 기관이 부족한 상황을 고려할 때 이를 지원하기 위해 해당 사업이 지속 돼야 하는 시점이다.
조정민 대전발달센터 팀장은 "해당 사업을 통해 치료를 받는 성인 발달장애인들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곤 하지만 장기적으로 행동지원 서비스가 계속 필요한 상황"이라며"지금도 치료받을 기관을 찾지 못해 집 안에 있는 성인 발달장애인들이 많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시범사업으로 끝날 게 아닌 대전시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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