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 정낙선 농협 대전본부장 "농업과 지역사회 동반성장 농협 만들 것"

방원기 기자

방원기 기자

  • 승인 2022-09-26 09:55

신문게재 2022-09-2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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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낙선 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장.
'농업인과 지역사회가 동반 성장하는 농협.'

정낙선 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장이 취임 이후 줄곧 머릿속에 담아놓는 문장이다. 쌀 소비가 줄어들고, 소비자물가 상승 등으로 지역 소외계층의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 직면한 탓이다. 정 본부장은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직원 모두 전사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어려운 이들에게 힘을 주기 위한 물품 전달 등 꾸준하다. 농업인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농협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정 본부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취임 이후 9개월이 지났다. 그간의 성과를 되짚어 본다면.



▲올 1월 본부장으로 부임하게 돼 큰 영광이면서도, 인구 감소 및 고령화·식량안보·이상기후 등 농업·농촌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만큼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꼈다. '농협의 존재 이유는 농업인과 농촌이 우선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라는 신념으로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농업인과 소통하고 현장과 함께 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절박한 농촌 현장의 의견과 목소리는 농협 본연의 역할을 더욱 충실이해 나가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지금 농업인을 비롯한 우리나라 국민들은 코로나19 팬데믹·물가상승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농협은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 공급과 국민들의 식탁을 책임지는 주체로 존재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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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낙선 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장.
-상호금융 건전여신 8조원 달성탑 수상 등 성적이 화려하다. 설명해 달라.

▲코로나19·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악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건전여신을 비롯한 여러 금융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많았다. 대전농협은 열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한편으로는 철저한 경영관리에 나선 결과 '2022년 6월 건전여신 8조원을 달성하는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 또 올해 상반기 종합업적평가에서 서대전·진잠·대전원예·대전축산농협이 우수상을 수상했고, 상호금융대상평가에선 산내·기성·대전원예·대전축산농협이 장려상을 수상하는 등 대전농협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모두 우수한 도시농협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금융은 비가 올 때 우산이 돼주는 역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비구름 너머에 있는 햇살까지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농협은 지역경제 성장의 기반인 소상공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유동성 공급·자금 지원·맞춤형 금융서비스 제공 등 금융의 공익적 역할에 주력하는 한편,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적 금융과 사회적 책임 강화에도 노력해왔다.



-쌀 소비 부진에 따라 소비촉진 캠페인이 활발한데, 앞으로 방향은.

▲모든 물가가 다 오르는 가운데서도 쌀값만 브레이크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어 농민들은 역설적이게도 풍년을 걱정해야 하는 형편에 놓였다. 한 해 동안 땀 흘려 정성스레 키운 벼를 수확하지 않고 트랙터로 갈아엎은 농민들도 꽤 있는데 이는 쌀값이 폭락하자 차라리 수확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니 안타까운 마음이 그지없다. 농협은 우리 쌀 소비촉진 및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 9월부터 매체 전반에 홍보 광고를 실시하고 있다. 또 아침밥먹기·가래떡데이 캠페인, 쌀 화환 전달, 쌀 사은품 마케팅, 범농협 1·2·3 운동 등 임직원 한명 한명이 쌀 홍보대사가 되어 소비 촉진 및 홍보에 전사적 역량을 총 동원하고 있다. 쌀 소비촉진에 심혈을 기울이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식량안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물론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와 같은 국제조약으로 인한 농업 개방화 압력, 농촌 인구 고령화, 낮은 식량·곡물 자급률 등이 전 국민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음을 걱정했다. 특히 2020년 기준 밀과 콩 자급률은 각각 0.5%, 7.5%에 불과하고 전반적인 곡물자급률이 20% 안팎인 점은 우리가 식량위기에 매우 취약함을 의미 한다. 쌀을 수급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논리가 아니라 안보, 생명산업으로 봐야 한다며 우리나라도 식량 및 곡물자급률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농협에서도 식량 위기에 대비해 식량 주권을 확보하고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 하도록 쌀 소비촉진 활동을 계속해서 이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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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낙선 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장.
-치솟는 물가에 농·축산물 가격이 많이 올랐다. 가격 안정 방안이 있다면.

▲우리는 현재 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경제 흐름과 마주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경제 부양을 위해 추진되었던 완화적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높은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에 맞물려 시장 금리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5%로 IMF 이후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9월 이후에는 7%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 국정 목표로 정하고, 민생부담을 완화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농협에서도 농업인과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밥상 물가 안정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비상한 각오로 임하고 있으며, 유관기관과의 합동으로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5월부터 대전을 비롯한 전국 2200여 개 하나로마트에서는 연말까지 제철과일과 수급 불안 농축산물(채소류·고기류·과일류)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생각과 활용 계획에 대해 말씀해 달라.

▲고향세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방자치단체(광역·기초 모두 해당) 이외 지역에 기부금을 내고 일정액을 세액공제와 농축산물 등 답례품으로 돌려받는 제도다. 예컨대 대전시민이 가까운 충남이나 충북에 10만원을 기부하면 10만원을 전액 세액공제 받고, 3만원 상당의 답례품도 받는다. 지방 재정을 확충하고 답례품 활성화로 지역 불균형을 완화할 제도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전은 2020년 기준 농가인구가 3만 2804명·농업 경지면적은 3577ha로 농업규모가 작아 농축산물 중심 고품질의 답례품 개발이 순탄치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고향사랑기부제가 농촌 활력의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농축산물 중심의 답례품 운용·건전한 기부문화 확산·대국민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고향사랑기부제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나,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계획이다. 국민들이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고향사랑 기부에 동참한다면 인구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농협은 '나누는 기쁨·행복한 동행'이란 사회적 책임 이행을 근간으로 농촌은 물론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사회공헌활동을 적극 실천해오고 있다. 대전농협은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혈액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자 '사랑의 생명나눔 헌혈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실시해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데도 적극 동참했다. 또 청년들의 미래를 응원하는 장학금 지원과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급식 봉사·사랑의 밑반찬 나눔 등 지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한 활동뿐만 아니라 재난·재해에 대한 피해복구 지원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7·8월 기록적인 집중호우와 태풍이 발생했을 때 중앙회·농축협·은행·생명·손해보험 등 범농협 임직원 1705명은 너나 할 것 없이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신속한 재해복구 지원에 구슬땀을 흘렸다. 농협이 지역사회 재건의 일등공신으로 손꼽히는 이유다.



-임기 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대전농협의 목표와 추진방향은 크게 '농업인·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대전농협' 구현이다. 이를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농업인 소득 증대 및 삶의 질 향상과 디지털 농업 생태계 구축, 청년농업인 육성 확대 등이다. 먼저 농업인 영농지원 활동 강화를 통한 농업 경쟁력 제고로 농업인 소득 증대 및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특히 영농인력 수요가 집중되는 수확기에 일손 부족 해소에 앞장서고자 유관기관 및 단체·대학교와의 협력 체계 강화로 농촌 인력중개 사업을 확대하려고 한다. 지난해 1만 2000명이던 인력중개 인원을 올해는 1만 5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다음으로는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하는 디지털 혁신으로 새로운 기술을 농업·농촌 현장에 안정적으로 접목 시켜 미래 선진농업을 구현해 나가는 것이다. 이에 농협은 청년농부사관학교를 통해 청년의 유입부터 정착·성장 등 전 단계를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대전농협도 청년농인턴제와 멘토링 제도 도입, 청년 영농실습 농장 운영, 청년 후계농 정착 금융지원, 창업농 생활안정자금 지원 등을 통해 젊고 우수한 인재의 농촌 유입과 청년실업 해소에 집중할 방침이다.



-지역민과 중도일보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먼저 수확의 계절을 맞아 희생과 헌신으로 우리의 생명산업을 지켜 나가고 계신 대전의 3만 농업인을 비롯한 전국의 220만 농업인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우리 농업·농촌은 아름다운 경관과 환경 보전·식량 안보 강화 등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공익적 가치와 순기능을 갖고 있다. 코로나19, 기후변화, 우크라이나 전쟁 등 농업·농촌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함께 다가온 빠른 변화의 시대는 농업·농촌의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분들도 어려운 현실 속에서 5000만 국민 마음의 고향인 농촌을 지키는 농민들의 간절함, 농촌의 아름다운 모습 등을 눈여겨 봐주셨으면 좋겠다. '농업이 대우받고 농촌이 희망이며 농업인이 존경받는 함께하는 100년 농협'을 구현하는 것이 농협의 염원이자, 목표이며, 꿈이고 미래다. 앞으로도 대전농협은 농업·농촌과 지역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대담=박태구 경제교육부장(부국장)·정리=방원기·사진=이성희 기자



◇정낙선 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장은.

대전고등학교와 공주사대 물리교육과(학사)를 졸업했으며, NH농협은행 인사기획팀장, NH농협은행 광천지점장, 농협중앙회 보령시지부장, NH농협은행 업무지원단장, NH카드분사 카드신용관리부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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