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대전 2호선 사이언스 트램으로 불러주세요!

이경복 대전교통공사 연구개발원장

이해미 기자

이해미 기자

  • 승인 2023-02-26 07:58
[월요논단] 이경복 대전교통공사 연구개발원장
이경복 연구개발원장
대전 2호선 트램의 가선·무가선 급전방식에 대한 논쟁이 종지부를 찍었다.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무가선 방식으로 트램을 건설한다는 계획이 확정돼 현재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트램 건설이 본궤도에 오름에 따라 시민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 관심은 주로 노선, 급전방식 등 피상적인 것에만 집중돼 트램에 적용되는 기술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전은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수많은 연구기관과 국내 최고 브레인이 모인 과학기술 선도 도시라는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대전 2호선 트램 시스템에 자연스럽게 지역 소재 연구기관과 대학 등에서 연구·개발한 최첨단 기술을 활용하고 적용할 기회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대덕특구에서 개발돼 대전 2호선 트램에 적용을 검토하는 선도기술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대전 2호선 트램은 실시간으로 시내 도로 교통상황을 파악하고 예측하며 운행하는 똑똑한 트램이다. 트램 운행 구간의 시간대별, 요일별 교통 빅데이터를 통해 각종 도로 교통 정보를 받아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주행하게 할 것이다. 이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수행한 트램 운영 노선과 대전 시내 교차로에 대한 교통시뮬레이션 결과를 대전 2호선 실제 반영해 이룩한 성과다. 교차로마다 설치된 C-ITS(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 카메라를 활용해 트램과 자동차 운전자에게 주변 교통상황을 실시간 공유하는 양방향 교통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트램의 속도와 안전성을 향상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대전 2호선은 인공지능(AI) 트램이다. 한국기계연구원과 지역기업이 개발한 인공지능 카메라를 통한 이상 상황 검출 기술을 트램 차량에 적용 예정이다. 인공지능 카메라는 안전사고 발생 시 지능형 카메라가 이를 감지해 안전요원이나 관제실에 즉시 알려 신속히 조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트램 차량에 시스템을 적용하면 심정지, 넘어짐 등 예상치 못한 안전사고와 차량 내부에서 폭력, 성추행 등의 사건이 발생했을 때 실시간으로 상황을 인지하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셋째, 트램을 타면 커다란 창문에 멋진 관광지와 문화재, 그리고 통과하는 지역의 맛집 등이 실시간 화면 영상으로 소개한다. 트램이 대동역을 지날 때면 커다란 창문에 대동하늘공원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풍경이 나타나고, 가양네거리역을 지날 때는 우암 송시열 선생님의 멋진 글귀와 우암 사적공원의 홍보영상을 볼 수 있으며 카이스트 앞 벚꽃길을 지날 때면 커다란 창문은 벚꽃 영상으로 아름답게 변하면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러한 기술은 전자통신연구원(ETRI)의 통신 영상기술과 지역기업 간 협력을 통해 트램에 특화된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시민에게 역세권 정보를 제공해 편의성을 높여 광고·관광적으로 홍보하는데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넷째, 대전 2호선은 세계 최장의 무가선 트램 운영을 위한 에너지 효율 1등급 트램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효율적인 에너지 운영 기법과 최적의 에너지 소비를 위한 저장기술이 활용된다. 한국화학연구원이 연구한 안전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최신 배터리 기술을 적용하면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고 이용 안전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로봇 기술이 함께하는 대전 2호선 트램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38㎞의 장거리 노선의 선로를 유지·보수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비전 영상기술을 활용한 선로 점검 로봇이 필수적이며, 이런 유지보수 로봇은 트램을 운행하기 전에 선로를 미리 점검해 안전운행에 도움을 줄 것이다. 시각장애인과 동행하는 로봇견과 역사에서 교통약자를 지원하고 시민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안내로봇 등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한국기계연구원의 로봇기술을 적용한다.

대전은 철도교통 중심도시다. 경부선, 호남선 철도 부설은 대전이 대도시로 탈바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대전은 과학도시다. 대덕특구가 우리나라 총 연구개발비의 15%를 차지하고 이공계 박사급 인력의 11%가 대덕특구에 밀집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므로 철도교통 중심과 첨단 과학기술 역량의 교집합이 바로 '대전 2호선 사이언스 트램 (S-Tram)'이다.

헨리 포드(Henry Ford)는 "한곳에 모이는 것은 시작이고 같이 머무는 것은 진전이며 같이 일하는 것은 성공이다"라고 했다. 지역 소재 대학, 연구소, 벤처기업과 협업해야 최신 과학기술과 결합한 트램을 성공적으로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도시철도 2호선이 무가선 트램이 아닌 지역 산학연과 연계한 일류도시 대전의 '사이언스 트램 (S-Tram)'으로 불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경복 대전교통공사 연구개발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