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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에는 'S(sejong)-컬처'가 있소이다

세종대왕 직접 연관 없는 '세종', 알맹이를 채워 한글 도시로 연계해야
세종의 자랑, K-POP 꿈나무에 기회주는 공간으로 '보행교'
청춘도시 답게 전국 유치원, 초등학생들이 찾는 배움터로 조성

오주영 기자

오주영 기자

  • 승인 2023-05-23 15:03
북측광장
세종의 금강보행교(이응다리)에는 세종 정신이 담기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는다. 보행교 북측 광장에서 더 이상 중앙공원 쪽으로 향하지 못하고 길이 절연된 상태다.
중도일보의 '금강보행교' 진단 시리즈에 지역 사회가 크게 호응하고 있다. 그간 말 못 한 '고충'이 있었기에 세종시와 유관 기관들은 이번 기회에 이 문제를 털고 갔으면 하는 분위기다. 여러 채널을 통해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는 없어 보인다. 보행교 역할이 사실상 단절됨에 따라 중앙공원, 호수공원으로 당장 이어지기가 힘든 사실에 전문가들은 '개념(킬러 콘텐츠)'을 연결하는 쪽으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는 모양새다.

K-컬처가 전 세계를 호령하듯, 세종 나름의 특화를 통한 'S(sejong)-컬처'를 만들자는 게 뼈대다. K- 컬처에 버금가는 세종만의 문화를 입히자는 것이다.

세종은 신생도시인지라 역사성이 없다. 역으로 '스토리'를 만들어야 공간도 무한하다는 게 문화 전문가들의 견해다.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정신과 국가균형발전, 지방분권 실현 정신을 구현하는 창작물을 이번 기회에 보행교에 담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후 대통령실, 국회의사당이 자리를 잡으면 미국의 워싱턴 이상 가는 행정수도 역할을 한다는 점을 마음에 둬야 한다. 굳이 조선시대로 돌아가자면 경복궁을 연상하면 된다. '왕궁'에서 행한 모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현상 전반을 세종에서 발현하는 레트로를 소환하자는 발상이다.

'젊은 도시, 세종'을 위해 더 젊은이들을 끌어모으려면 전통과 현대, 미래를 합쳐야 한다. 그 선두에 K-팝을 내세우자는 말이 나온다. 세종의 청소년들은 '7080'을 즐기던 부모 세대의 피를 받아 흥겨운 문화, 즉 연예인이 되고자 꿈꾸는 동량들이 많다.

이들은 학교 내에서 동아리를 만들어 지역의 축제나 행사에 참석해 자신의 끼를 자랑한다. 꼭 진학이 아니어도 즐길 수 있는 문화에 흠뻑 빠져 살고 있다.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K-팝 릴레이를 확 트인 금강의 다리에서 펼쳐 보이는 것이다. 이러면 전국의 지망생들이 모여들어 장관을 이뤄 '선이 모이면 '면'이 되고 면이 모아 지면 '입체물'이라는 열매를 만들어 내 듯이 말이다. 도시재생 전문가인 신천식 박사는 "유치원부터 초·중·고생까지 이곳을 찾아와 한글 정신을 일깨우는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는 게 어떻냐"고 했다, 세종 정신의 요체인 '으뜸과 바름'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선 시민 참여가 무엇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윤선례 원장은 "보행교에서 금강의 풍광을 보며 사시사철 사생대회를 열고 한글로 시조를 읽고 창작을 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원급제한 어린이가 행차하는 장면을 연출하는 등 과거로의 시간 여행. 상상만 해도 싱그럽다. 한글학자인 최태호 중부대 교수는 이응다리의 작명이 되레 한글 도시 이미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양을 본떠 작명할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담아야 한다는 의미다. 한글과 관련된 조형물 설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광화문의 세종대왕상을 이전하면 큰 이벤트가 될 수 있다. 수도가 광화문에서 세종으로 이전하는 상징적 효과를 볼 수 있어서다.

보행교 사이를 연결하는 출렁다리, 펌버카 운행 등 시설물 설치를 통한 집객 효과를 보자는 의견도 상당했으나 이들은 장기적 과제로 진행하고 보행교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시행하자고 했다.

유병로 한밭대 교수는 건강도시 세종답게 보행교의 단순 걷기 기능을 업데이트 한 '압전 발전기'를 설치하자고 했다. 걸을 때마다 에너지가 발생하고 이를 기록하며 걷는 디지털 기법이다, 보행교 전 구간을 이를 설치해 탄소중립과 에너지의 소중함을 체득할 기회를 준다는 취지다.

자전거 도시 세종이 만든 다리라 하기 창피할 정도의 1층 자전거도로는 시야가 꽉 막혀 있다. 철 구조물만 보면서 한 바퀴를 돌아야 한다. 추월선이 없어서 노약자와 어린이들이 주행할 때는 아찔한 순간이 빚어진다. 철 버팀목이 도로 전 구간을 가리고 있어서다.

류제화 국민의힘 시당위원장은 "주말에는 BRT도로를 완전 비워 이동 수단을 자전거와 모빌리티, 걷기, 뛰기로 한정해 놓고 종점을 보행교로 정해 이곳을 시민 축제 한마당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탄소중립 실천의 수범도시가 되도록 하자고 했다.

세종의 색에 대해 일부 혹평가들은 '회색'이라 한다. 이유는 특별한 이미지가 없다는 점을 든다. 푸르고 건강한 젊은 도시 구현을 위해 초록을 삼는 게 어떤지 고민하는 목소리가 있다. 한남대 변상형 교수(미학)는 "전남 신안군 퍼플섬(보라섬)은 퍼플색으로 섬 전체를 통일해 시선을 모은 것을 예로 들었다. 보행교,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서성이고 있다.
세종=오주영 기자 ojy8355@<끝>
자도
보행교 1층의 자전거 전용도로. 자전거가 다니기 불편하게 만들었다. 인공 구조물이 너무 크게 만들어져 일기가 좋지 않은 날은 시야를 크게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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