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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디세이] 챗GPT가 불러온 영어교육 혁명

김정태 배재대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윤희진 기자

윤희진 기자

  • 승인 2023-05-29 09:14
김정태 배재대 영어과 교수(시사오디세이)
김정태 교수
요즘 사회적으로 챗GPT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물론 일부 신문기사는 인공지능(AI)이 쓴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도대체 챗GPT가 뭐 길래 이렇게도 떠들썩할까?

올해 3월 챗GPT로 놀라운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갑작스럽게 본교 총장님의 국제행사 인사말의 영문 번역을 단 하루 만에 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었다. 시간에 쫓기고 있던 나는 구글번역기와 챗GPT의 힘을 빌어 2시간 만에 완벽한 영문 번역을 할 수 있었다. 먼저 우리말 인사말에 주어와 동사를 잘 넣어서 번역에 최적화된 한글 문서를 만드는데 1시간 30분이 걸렸다. 이 한글 문서를 구글번역기로 영문 초벌 번역을 했다. 그리고 이 초벌 번역을 챗GPT에 넣어서 최종 영문 인사말을 얻었다. 그 결과를 최종 편집해 완성했는데 거의 영어 원어민이 쓴 것과 같았다.

챗GPT는 미국의 오픈AI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로서 2022년 11월 출시된 이후 현재 4.0버전이 유료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다. 이것이 유명세를 탄 것은 미국의 의사시험과 로스쿨 시험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해 2월에 수능시험을 본 결과 영어 2등급, 수학 9등급의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미국산인 챗GPT가 한국의 수능 데이터가 부족했으므로 그 결과는 단시간 내에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들은 학교 쓰기 과제와 자기소개서, 인터뷰 자료 제작과 같은 사용자의 요청에 대해 빅데이터에서 무분별하게 추출한 결과물을 제공함으로 표절과 저작권 침해를 초래할 수 있다. 또 허위 정보 확산과 학습 역량의 미계발, 창의성 감소 등의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다. 현재 대학교에서는 학생 과제물에 챗GPT를 활용할 때 벌어지는 표절 문제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과제나 논문 작성에 챗GPT를 금지하고, 반대로 통제가 불가능할 것을 예상해 장려하는 방향으로 가기도 한다.

그럼에도 챗GPT의 활용은 영어교육 분야에 다양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다음 몇 가지 챗GPT의 영어교육 분야에서의 활용법을 살펴보자.

첫째, 챗GPT는 영어 말하기와 쓰기연습 등에서 보조교사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학습자는 챗GPT를 통해 해외여행과 비즈니스영어 상황에 필요한 주요 회화 표현, 이메일, 영문 이력서, 자기소개서, 인터뷰 자료, 스몰토크 시나리오 등을 얻을 수 있고 심지어 발음도 들을 수 있다.

둘째, 챗GPT는 가정에서 엄마표 영어 보조교사로 활용 가능하다. 엄마는 자녀와 함께 챗GPT로 영어 동화의 주인공을 위한 영어 대화, 스토리, 음악 등을 재미있게 만들 수 있다. 이 영어 스토리를 가지고 유튜브 영상을 불과 10분 만에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림책의 영어 키워드로 그림, 퀴즈, 스토리북 등도 만들 수 있다. 챗GPT가 엄마표 영어교육의 보물창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영어 교사들은 수업을 위한 영어 지문을 쓰고 문제를 내며 다양한 워크시트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 챗GPT는 똑똑한 조교 1명 몫을 무료로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영어회화, 듣기, 독해, 어휘, 문법, 쓰기 문제들을 다양한 형식으로 쉽게 제작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원어민의 감수를 챗GPT에게 맡길 수도 있다.

챗GPT 등의 생성형 AI를 활용한 영어교육은 대량 집체교육에서 벗어나 수준별 개인 맞춤형 교육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이제는 주어진 문제의 정답을 찾는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학습자가 스스로 질문을 하고 답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챗GPT를 활용하면 개인별 맞춤형 교육의 확대, 대화형 학습 확대, 발표 및 글쓰기 교육 혁신이 앞당겨질 것이다.

그렇다면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영어교육 도구가 영어교사를 대체할 것인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은 감정을 포함한 인간적인 상호작용을 전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선생님과 학생 간의 정서적인 교감이 전혀 없다. 중고교 때 영어 선생님이 좋아서 영어를 열심히 한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반대로 싫어서 공부를 안 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우리 학생들에게는 인공지능 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교사가 필요하다.

/김정태 배재대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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