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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쓰레기에 막혀" 관리 미흡한 빗물받이… 지자체 하수관로 청소 의무화 된다

27일 대전 동구, 중구 주택사 빗물받이 곳곳 쓰레기 쌓여
대전 빗물받이 14만 8780개소 중 청소.점검 이행률은 9%
환경부 지자체에 빗물받이 등 하수관로 점검 의무화 부여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 승인 2023-06-27 17:47

신문게재 2023-06-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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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찾은 대전 동구 삼성동 주택가 앞에 설치된 빗물받이 안쪽에는 여전히 담배꽁초 등 쓰레기가 쌓여있었다. (사진=김지윤 기자)
27일 오전 10시 30분께 찾은 대전 동구 삼성동 주택가. 해당 구간에 설치된 빗물받이를 살펴보니 담배꽁초로 차 있었다. 이곳은 매년 여름철마다 침수돼 '도시 침수 위험 구간'으로 지정된 곳임에도 배수로 역할을 해야 하는 빗물받이는 제 기능을 멈춘 채 방치돼 있었다. 주택가 차도 끝에 일자로 줄지어 있는 빗물받이를 확인해 보니 10개 중 9개는 흙과 나뭇잎, 각종 쓰레기로 바닥까지 차 있었다.

인근 주민인 김상희(63)씨는 "이곳엔 반지하도 많아서 비가 오면 물에 잠기는 상황도 종종 있다"라며 "작년에도 하수관로가 꽉 막혀 있어 물이 내려가질 않아 동네 주민들이 나와 그곳을 뚫어야 해 애를 먹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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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구 선화동 빗물받이에도 각종 쓰레기가 쌓여 있는 상태였다. (사진=김지윤 기자)
장마철 침수 피해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빗물받이, 그러나 대전지역에 설치된 많은 빗물받이에는 이물질이 쌓여있는 등 관리가 미흡하다.



지방자치단체의 빗물받이 청소에 대한 의무가 없어 최소한의 예산으로 관리가 이뤄진 탓인데 정부는 도시 침수를 막기 위해 앞으로 지자체에 하수관로 유지 관리 의무를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대전에 설치된 빗물받이 14만 8780곳 중 대전시가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점검한 시설은 1만 3936곳으로, 점검 이행률은 9%에 그친다.

시는 4월부터 여름철 종합대책을 세워 빗물받이 청소를 하고 있지만 의무사항이 아닌 탓에 편성된 예산과 인력은 대전에 설치된 모든 빗물받이를 수용하지 못한다.

빗물받이는 폭우때 물이 잘 빠질 수 있도록 하수구에 연결한 배수통로로 이물질이 쌓여있을 경우 물이 빠지지 못하고 심할 경우 물이 역류할 수 있다.

28일부터 시행되는 하수도법 개정안에 따라 앞으로 지자체는 침수 위험지역에 대한 하수관로 유지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주기적으로 점검, 청소하도록 의무가 주어진다. 이를 위반하면 위반 차수에 따라 최대 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앞으로 지자체는 하수관로·맨홀·빗물받이·우수토실 등에 대한 이듬해 점검·청소 계획을 매년 11월까지 수립해야 한다.

올해의 경우 각 지자체는 법 시행 후 한 달 안에 '2023년 침수 우려지역 하수관로 유지 관리 계획안'을 환경부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에 의무화가 주어졌지만 부족한 예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점검률이 여전히 낮을 수 있어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대전 침수 우려지역은 유천, 가장·탄방, 둔산지역 3개 구역으로 하수관로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며 "현재 지자체가 모든 구간을 점검하긴 어렵다. 정부에서도 빗물받이 점검을 위한 지원금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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