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한국스카우트 충남·세종연맹 전 훈육위원장은 고교 시절부터 74세에 이르는 지금까지 평생을 스카우트와 함께 해온 스카우트의 산증인이자 레전드로, 한국스카우트연맹 평생회원으로서 스카우트를 종교처럼 생각하고 살아온 스카우트의 전설적 인물이다. 김태환 위원장은 중고등학교에서 과학,화학교사로 30여 년 간 재직하면서 스카우트를 지도한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스카우트 혼불을 일깨워줬다. 김 위원장은 8월1일부터 전북 새만금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잼버리대회 웰컴센터에서 IST(International Service Team)로 자원봉사하고 온 대전, 충남·세종연맹에서 최고령 스카우트 지도자로서 국위 선양에도 앞장섰다. 15년째 도교의 삶을 견지하며 구도 정진에 힘써온 김 위원장은 ‘좌견천리’(坐見千里:앉은 자리에서 천 리를 살핀다는 뜻으로, 보이지 않는 먼 곳이나 다가올 앞일을 내다봄을 이르는 뜻. 수도하면서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 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충남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논문을 쓰고 있는 만학도이기도 한 김태환 위원장은 북방민족 나눔협의회 간도되찾기 중앙본부 부회장이자 대전본부 상임고문으로 봉사하고 있다. (가칭) 사단법인 보국충정 호국영령 천도제 설립추진위원장이자 선구당(仙龜堂) 동양철학원 원장이기도 하다. 김태환 위원장을 4일에 걸쳐 만나면서 74년 일평생을 스카우트를 통한 뜨겁고 열정적인 삶과 부단한 도전정신으로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제가 1949년 생이니 올해로 74세인데 이번 잼버리대회 웰컴센터에서 IST(International Service Team)로 자원봉사하고 온 대전, 충남·세종연맹에서 최고령 스카우트 지도자로서 노익장을 과시했죠. 운영과정 요원으로는 CMT와 CPT가 있는데 웰컴센터 IST 운영 요원자 중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최고령으로 유일하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데려온 세계 각국의 잼버리 대원들이 숙영지 배정 안내를 제대로 못 받아 3~4시간 씩 대기한 흥분한 운전기사들이 이 곳에다 그냥 내려놓고 가겠다고 고성이 오가는 등 여러 차례 혼선 과정에서 나이 많은 제가 앞장 서 이들을 나름 잘 다독여 숙영지까지 안내할 수 있도록 원만히 해결하는 역할을 톡톡히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나이가 많아 함께 봉사하는 분들께 조금은 부담스러웠는데 나중에는 저더러 ‘이 곳 자원봉사자 중 넘버원’,‘최고’,‘엄지척’이라고 칭송을 받게 되었지요.
새만금 잼버리장 웰컴센터에서 IST 자원봉사하고 있는 김태환 위원장. |
다행히 새만금 악몽을 잠재울 수 있음에 위안으로 삼아야 한다고 맘을 다독이며, 정부 차원의 위기 대처 능력 만큼은 매우 만족했고 훌륭했다고 자부합니다. 이 또한 새만금에서 부산엑스포는 이미 끝났다고 포기하며 절망했었는데, 아 ! 태풍 카눈이 절망에서 희망의 청신호에 환호로 보답하고자 역전된 상황을 마주하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주관 기관인 전라북도와 부안군과 잼버리 조직위의 너무나 불성실한 준비와 스카우트에 대한 무지(無知)와 소치(所致)의 졸속 행정이 빚은 총체적 부실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된다고 봅니다.
7월23일과 24일 사전 입국해 관광차 대전을 방문한 네덜란드 잼버리 참가팀을 중앙로 지하상가에서 우연히 만나 김태환 위원장의 사무실로 영접해 이틀동안 민간 외교 활동을 펼쳤다. 김태환 위원장은 잼버리 현장에서 이들을 재회해 충전용 배터리 교체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
김태환 위원장이 고향인 흥진 부락을 찾아 조국 근대화 사업 일환으로 수몰된 대청호 실향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잼버리 대회 다녀오신 후 몸도 마음도 다 힘드시고 온열병 후유증으로 고생하시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번 제25회 세계 잼버리대회는 스카우트 창시자인 베이든 포우엘 경이 언급한 ‘거기 소년들이 있기 때문에’란 스카우팅 어록에 따라 전 지구촌 청소년들을 새만금으로 초대했지요. 그런데 잼버리조직위원회에서 지난 6년 동안 이들의 끼와 멋과 흥을 제대로 펼칠 장을 준비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미흡한 점이 나타났고,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얼마나 안타깝고 속상한지 모릅니다. 정작 잼버리대회의 주인공이자 주최측이 되어야 할 우리 스카우트는 처음부터 철저히 소외되고 외면당했지요.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가 올해 2월이 되어서야 공동위원장에 위촉됐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스카우트가 주가 되어야 되는데 아웃사이더로 홀대 아닌 찬밥 신세였으니 어찌 개탄스럽고 환장할 일이 아니겠어요. 이렇게 하려고 우리 자원봉사자들이 130만 원씩 자비 부담하며 자원봉사하려고 이 곳까지 왔나? 라고 생각하니 너무나 속이 상했습니다. 조직위원회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고 책임 소재 없이 마구잡이식 지방 토호 이기주의가 빚어낸 참담한 결과인데, 잘못된 판단에서 빚어진 이번 잼버리 파행 문제는 원인을 반드시 밝혀야 할 줄로 믿습니다. 준비위에서 99번씩이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고 하는데 우리 입장에서 보면 나랏돈 가지고 잔치한 겁니다. 이념을 넘어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태입니다. 여성가족부는 끼워 넣기에 불과하고, 실무적인 것은 전라북도와 잼버리 조직위에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잼버리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연봉이 1억6000만 원이라고 하던데 이번 사태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고 총체적 부실을 따져야 합니다. 제가 37년 전 86 아시안 경기와 88 서울 올림픽 조직위 때 두 행사에 출연해 경험했는데 전혀 이렇지 않았습니다.
이번 폭염은 정말 힘들더군요. 잼버리대회 현장에서 온열로 인한 두통으로 약을 먹으면서 버텼습니다. 7월29일부터 8월8일까지 잼버리대회에 참여하고 와서 지금 에너지가 완전히 고갈되고 심신이 지쳐있는 상태입니다. 제 생애에 마지막 잼버리 대회라고 생각하고 어렵게 참가했는데, 낮에는 너무 뜨겁고, 밤에는 모기가 물어 건강한 사람도 병이 안 날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4월 교통사고로 3주간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투혼을 불사르기 위해 종교적인 신념 차원에서 참가한 것인데 폭염으로 인한 온열병 증세로 아직까지 고생하고 있지요.
▲현장에서는 정말 분통이 터지고 너무나 화가 많이 났지만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환호하는 대원들을 보며 희망을 보고 왔습니다. 새만금에서 슬픔의 눈물 바다를 이뤘다면 상암에서 환희와 기쁨의 눈물로 바뀌어 다시 한국을 찾고 싶도록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대한민국의 저력을 확실히 보았지요.
세계 최초 잼버리는 1920년 영국 켄징턴 올림피아 홀에서 34개국 8,000명으로 시작된 이래 100년이 넘는 역사 가운데 기네스북에 오를 신기록을 몇 가지 수립했는데, 개최 기간 중 처음 영지를 떠나 텐트가 아닌 일반 수련시설을 이용한 점과 월드컵 경기장에서 K-POP 공연으로 전무후무하게 마친 점, 단 하루 동안 8개 시도로 1014대 관광버스를 투입해 군사작전 전격전(電擊戰)처럼 성공적으로 분산 배치 완료한 일은 세계사에 길이 칭찬받고도 남을 이정표였습니다. 회고해 보니 대한민국이기 때문에 가능했고, 윤석열 대통령이 스카우트 대원 출신이었기에 남다른 애정 표출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새만금에서 절망이 태풍 카눈에 의한 전국 분산 효과 덕분에 희망으로 바뀐 게 그나마 큰 다행입니다. 부산엑스포는 희망이 보입니다. 정부 차원에서 신속하게 대응한 점은 너무나 잘했다고 봅니다. 그나마 태풍 카눈으로 새만금 잼버리 현장에서 7일만에 철수하고 전국으로 분산된 게 얼마나 다행인지 저희 자원봉사자도, 잼버리도, 우리나라 국격도 살아난 셈이지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태풍 카눈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지요.
이번 세계잼버리대회는 156개국에서 4만3000여 명이 참여했는데 이중 외국인이 4만 명이었습니다. 잼버리 참가자들은 8월1일부터 12일간 영내 74개 과정 활동과 영외활동을 즐길 예정이었다가 중간에 전국으로 분산되는 세계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지만 어찌 되었든 우리 문화와 역사를 익히며 배우고 갔죠. 저는 웰컴센터에서 외국인들에게 ID 카드를 나눠주고 안내하는 자원봉사를 했기 때문에 휴대폰 어플 통역기 ‘센스톡’을 깔고 외국인 참가자들을 안내했습니다. 참가비를 포함해 이런 경비들을 합하면 약 200여 만 원이 들었죠. 이번 잼버리 대회는 7월 장마와 8월 태풍 기간을 피해 결정했는데 엘니뇨에 의한 고온 현상으로 생각지도 않은 복병인 폭염을 만난데다 예상에 없던 남북을 관통하는 태풍 카눈이 오는 바람에 파행으로 치닫게 됐죠. 그래도 전 국민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위기를 극복하고 잼버리 대회 마무리를 잘 해주신 덕분에 극적으로 살아났습니다. 우리나라의 위기대처 능력은 정말 인정해줄 만합니다. 그렇지만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철저히 감사를 받아야 된다고 봅니다.
스카우트 창시자인 베이든포우엘 경의 초상화를 안내하고 있는 김태환 위원장. |
북방민족 나눔협의회 간도되찾기 중앙본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태환 위원장, |
▲잼버리는 인디언말로 ‘시끌벅적한 잔치, 즐거운 잔치’라는 뜻입니다. 세계 각국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축제를 즐기는 장입니다. 카누, 수상활동 등 영외 활동과 팽이치기, 윷놀이, 투호놀이 등 영내 활동이 있는데 활동 종목이 74개나 됩니다. 북반구는 7월에서 8월, 남반구는 12월과 1월에 야영을 해야 하는 관계로 여름방학 중에 개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태풍과 홍수 기간을 피해 날짜를 잡죠. 저는 충남고등학교 1학년 때 스카우트 대원으로, 고 2때는 태능 육사에서 열린 제3회 전국 잼버리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제가 교사가 되어 스카우트 대원들을 지도할 당시 87년 호주에서 열린 16회 세계대회 때는 공주농고, 서산농림고 혼성 사물놀이팀을 구성해 호주에 모인 세계 각국의 잼버리 대원들에게 사물놀이의 진수를 보여줬습니다. 91년 한국 고성에서 열린 제17회 세계잼버리대회 때는 공주농고 스카우트 대원으로 구성된 80명이 참가해 ‘개영식’ 무대공연과 ‘길놀이’ 공연을 통해 유감없이 국위선양한 바가 있습니다.
스카우트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매력을 이야기하자면, 첫째는 ‘반제도(班制度)’로, ‘반제도’는 또래 집단을 통한 독특한 교육방법인데 또래에서 리더를 뽑아 그룹별로 활동하게 하는 제도로 그 어떤 단체도 모방할 수 없는 매력적인 활동입니다. 또래 집단끼리 경쟁시켜 일일일선(一日一善)을 통한 생활화로, 상호 의무를 부여해 서로 경쟁하는 제도지요. 반끼리 경쟁해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제도로 매우 효과적인 훈육방침이라 할 수가 있지요.
둘째는 ‘진보제도(進步制度)’인데 수영, 암벽등반, 수상스키, 자전거 수리, 지도와 OL( 나침반 갖고 목표지점 찾아가기) 등 수많은 기능장 취득을 통해 유능한 스카우터(scouter)가 됩니다. 부단한 기능연마와 유일한 훈육방침과 인격도야와 심신 수련 활동을 통한 애국심 고취는 그 어떤 청소년 단체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전인적 인간으로서 생존방법을 길러주는 것이지요.
스카우트는 제 인생의 종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뼈 속까지 스카우터인 제게 스카우트가 도대체 무슨 매력이 있길래 평생 동안 스카우트 활동을 해왔냐고 물으신다면 ‘그냥 좋아서’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딱 찍어서 말씀드리자면 스카우트 정신이 좋아서인데요. ‘나는 나의 명예를 걸고 다음 조목을 굳게 지키겠습니다’라고 선서와 규율을 통한 실천적 생활 규범들을 선언하게 됩니다. 이 12가지 규율에 깊이 빠지면 몸에 배이게 되어 늘 하느님이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돈 쓰고 봉사하는 일이지만 미래의 동량이 되는 청소년들을 위해 봉사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입니까. 나라가 건강하려면 청소년 육성이 필수라 생각됩니다. 그 나라의 장래를 보려면 젊은이의 눈동자를 보라는 처칠의 명언을 상기할 필요가 있지요.
스카우트 중 최고의 스카우트를 ‘타이거(범) 스카우트’라고 합니다. 학교 성적도 3% 이내 들어야 되고 각종 기능장도 취득해야 됩니다. 최고의 스카우트 대원에게 부여되는 명예로서, 제 제자 중 3명의 타이거 스카우트를 탄생시켜 큰 보람을 느낀답니다.
평생 스카우트를 통한 실천적 삶을 신념처럼 생활화하다 보니 매사를 처리함에 있어서도 이를 적용해 계획, 실행, 평가 단계를 꼭 기록으로 남기는 습관은 제 삶에 있어 실천 모토이자 롤 모델로서 스카우트와 제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한국스카우트 충남·세종연맹 전 훈육위원장으로서 성인지도자 자원봉사자로 대원들을 섬기며 뒷바라지하며 최선을 다해 봉사하다 보니 다른 지도자들의 사표가 되었음은 물론 수 많은 상을 받았는데 그동안 17개 방송 출연과 각 언론에 많은 기사도 나왔고, 칼럼도 썼지요.
▲제 좌우명은 ‘늘 지금 여기 이 순간이 최후란 생각으로 최선을 다한다’입니다. 그래서 여기까지 왔지요. 마지막 순간까지 후회 없이 살아야겠습니다.
스카우트는 제 종교나 다름 없습니다. 종교란 일관된 신념으로 이를 믿고 실천하는 행위가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저에게 스카우트는 바로 종교라고 하지요. 어쩌면 뼛속까지 스카우트의 피가 흐른다고나 할까요? 제 남은 생 스카우트와 함께 하고자 하는 것이 소망입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편집위원(국장) hansung007@
▲1949년 대전 출생. 충남고, 충남대 농과대학 식품공학과 졸업, 충남대 교육대학원 석사. 충남대 철학과 박사과정 수료. 논문 준비 중.
현재 북방민족 나눔협의회 간도 되찾기 중앙본부 부회장, 대전본부 상임고문, (가칭) 사단법인 보국충정 호국영령 천도제 설립 추진위원장, 선구당 동양철학원 원장.
충남고교 벤처대(67년 제3회 한국잼버리 참가),제16회 호주잼버리 사물놀이,제21회 영국잼버리 사물놀이 참가. 1998년 평생회원. 충남·세종연맹 훈육위원장 역임.
13기 훈련교수, 경기연맹 안성죽산중 부대장, 충남연맹 태안 원이중 대장, 부여 양화중 대장, 서산농림고 단대장,공주농업고 단대장, 보령 웅천고 대장, 태안중학교 단대장, 태안고교 대장, 만리포고 대장, 서산중학교 단대장, 한얼지역대 대장 역임.
< 장관 표창 >
문교부 장관 표창, 과학기술처장관 표창, 체육부 장관 표창, 문화체육부 장관상, 충남 도지사 표창.
< 교육감표창 >
충남 교육감 표창 14회
< 그 외 대외상 >
한국 교육자 대상, 대일비호대상, TJB 백제 교육대상, 영광 충남인 대상, 일본 스카우트연맹 총재 감사장(한국대표단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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