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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찬]호식총-호환을 당한 사람의 무덤

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과학기술사연구실장

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과학기술사연구실장

  • 승인 2010-01-19 14:15

신문게재 2010-01-20 21면

예전에는 일년동안 수백명이 호랑이에 물려 죽음을 당한 기록이 많다. 어떤 해에는 한달에 백여명이 호랑이에 죽음을 당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호랑이 피해를 보았기 때문에 호환이라고까지 하였으며 호환을 당한 사람에 대해서는 특별한 장례의식을 수행하였다고 한다. 이 특이한 장례의식을 김강산(태백향토사연구소장)의 연구 성과를 중심으로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대개 호랑이는 사람을 잡아먹으면 머리와 신체의 일부를 남겨둔다고 한다. 가까운 곳에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멀리까지 물고 가는 경우에는 그 흔적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어서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호식의 흔적을 찾으면 잘 거두어 그 자리에서 화장을 했다고 한다. 그대로 묻지 않고 화장하는 것은 '불은 부정하고 사악한 모든 액운을 없앤다'고 믿었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화장이라는 비상수단을 써서 더 이상 호식과 같은 불상사가 일어나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바로 그 자리에서 화장을 한 뒤 곧바로 그 위에 돌을 쌓아 돌무덤을 만들어 사악한 기운이 다시는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무거운 돌로 눌러 놓고 후손도 찾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피하면서 절대 함부로 건드리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돌무더기 위에 구멍이 뚫린 시루를 올려놓고 그 구멍에 실을 자을 때 쓰는 양끝이 뾰족한 쇠막대인 가락이나 부엌칼을 꽂아 놓는다고 한다. 시루는 불을 때어 음식을 찌기도 하고 형벌을 집행하는 가혹한 연장이기 때문에 귀신도 가장 무서워 한다고 한다.

가락은 뱅글뱅글 도는 연장이기 때문에 귀신이 그 자리에서 뱅글뱅글 돌다가 밖으로 못나오도록 하는 것이고 부엌칼은 직접 위협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 이러한 호식총에서 호환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가히 짐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호환을 막기 위한 우리 겨레의 절박한 심정을 가늠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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