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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불모지서 '설원 챔피언' 배출

스키장ㆍ전용지도자없이 동계체전 두각…초ㆍ중~실업팀 창단 선수연계육성 절실

최두선 기자

최두선 기자

  • 승인 2014-07-21 12:04

신문게재 2014-07-22 11면

[엘리트 프리즘] 대전스키협회 정종선 회장

무더운 여름 은빛 설원을 헤치며 질주하는 스키와 보드는 상상만 해도 뼛속까지 시원하다. 엄청난 스피드로 눈밭을 누비는가 하면, 하늘을 나는 새처럼 우아하게 점프하고, 멋진 회전까지 보여주는 설원의 최고 스포츠.

일반인에게는 겨울 스포츠의 최고봉이자 엘리트체육에선 동계 종목의 꽃이다. 눈이 왔을 때만 즐길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기술의 발달로 인공눈을 통해 이젠 보다 자주, 편리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대전은 지리적 특성 등의 이유로 일반인은 물론, 전문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스키장이 없다 보니 스키ㆍ보드 마니아들은 무주로, 강원도로 떠돌아 다니고 있다.

이런 여건 속에서도 대전 스키는 최근 몇 년 간 전국선수권 2연패, 회장기 대회 3연패, 제93회 전국체전 금메달, 대전시 회장배 및 교육감배 대회 우승 등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올해 동계체전에서 대전은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 등 총 7개의 메달을 획득해 종합점수 172점으로 당초 목표한 12위를 달성했다.

대전시체육회 소속 이한검, 김서현, 남승연은 각종 대회에서 꾸준히 메달 사냥에 성공하며 대전 스키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특히 김서현은 올해 동계체전 여자일반부 슈퍼대회전에서 금메달을, 회전과 대회전에서 각각 동메달을, 복합에서 은메달을 거머쥐는 등 무더기 메달 사냥을 했다.

남승연(스노보드)은 미국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준우승, 국내 대회 2관왕에 오르는 등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선수로 등극했다.

고등부의 경우 대덕고 스키부가 스노보드와 프리스키, 알파인스키 종목의 전국 최강자가 되기 위해 지금도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이처럼 대전의 스키가 열악한 환경에서도 꾸준히 성적을 낼 수 있는 것은 정종선 회장과 최재종 전무 등 스키협회 임원들의 보이지 않는 뒷바라지가 있기 때문이다.

대전이 충남과 분리된 이듬해인 1990년 출범한 대전스키협회는 정종선 회장을 비롯, 2명의 부회장과 이사 25명, 감사 1명 등 30여명 임원들이 초등부와 중등부, 고등부, 대학부, 일반부 등 그리 많지 않은 선수들을 가족처럼 돌보며 경기력 향상을 위해 물심 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스키협회는 또 저변 확대와 육성 강화를 위해 시급한 것이 무엇인지 대의원들과 긴밀히 상의해 차근차근 풀어나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엘리트 선수의 육성은 물론, 스키 강습을 원하는 시민들의 수요도 반영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전 스키는 대덕고 스키부를 제외하면 연계 육성 체계가 전혀 갖춰져 있지 않다.

또 전용 지도자마저 없다 보니 선수 육성에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자칫 그동안 쌓아온 대전 스키의 명성을 잇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전스키협회 관계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현장의 지도자와 선수들이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국가대표급 선수들 배출로 명맥을 잇는 대전 스키의 안착과 발전을 위해선 초ㆍ중등부부터 실업팀까지 이어지는 팀 창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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